• ‘인베스터 데이’서 첫 전략발표
  포트폴리오 전환, 신사업 육성
  “명확한 방향·목표로 질적 성장”

이훈기 롯데케미칼 총괄대표가 지난 4일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회사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제공]

이훈기 롯데케미칼 총괄대표가 오는 2030년 기업가치를 50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기초화학의 비중을 30% 이하로 줄임으로써 범용 중심의 석화사업 구조를 개혁하고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분야에 재원을 집중 투자해 신사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훈기 대표는 지난 4일 여의도 더케이타워에서 국내 주요 기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성공적인 포트폴리오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을 통해 2030년 기업가치 50조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가 기업설명회(IR)에 참여해 회사의 전략을 발표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명확한 방향과 목표를 가지고 변화의 속도에 적극 대응해 질적 성장을 이뤄 나갈 것”이라며 실행 방안으로 5개 사업 포트폴리오인 ▷기초화학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의 전략사업단위별 명확한 방향 설정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업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주력인 기초화학 사업은 자산 경량화와 운영 효율 극대화를 통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되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까지 30% 이하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또다른 주축인 첨단소재 사업도 기능성 제품의 안정적 수익 창출 구조 유지와 함께 점진적 볼륨 확대를 통해 건전한 포트폴리오의 중심 축으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2030년까지 현재 매출 4조원 규모를 8조원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롯데케미칼은 이들 사업군에서 창출된 재원을 미래 성장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일단 정밀화학 분야는 친환경 그린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집중 육성한다. 신사업을 추가로 지속 발굴해 매출을 현재 1조4000억원에서 2030년 5조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전지소재 분야에선 양극박과 음극박 중심의 글로벌 선도업체로서 지위를 공고히 세우고 추가 사업 기회를 모색할 방침이다. 2030년 매출 목표는 현재(8000억원)의 8배가 넘는 7조원으로 잡았다.

수소에너지는 롯데 화학군의 부생수소를 활용해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해외 청정 수소·암모니아 확보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함으로써 2030년 매출 4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재무 건전성 제고를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비효율 자산의 매각과 사업 리스크 관리를 위한 투자유치, 전략적 관점의 사업철수 계획을 통한 사업구조 개편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지난해 중국 내 기초소재 공장인 롯데케미칼자싱과 롯데케미칼삼강 지분을 현지 협력사에 팔았다. 파키스탄 법인 LCPL와 말레이시아 소재 롯데케미칼타이탄(LC타이탄)을 매각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또, 고부가 제품의 비중을 높여 제품 고도화를 지속하고 액화석유가스(LPG) 투입 확대 등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제고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쟁 열위 설비는 고수익 대체품 생산으로 설비 최적화 작업을 진행해 운영효율을 극대화한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지난달 자사주 2억3900억원어치를 매입하는 등 임원 102명이 주식 총 5만주(56억원)를 사들였다.

롯데케미칼은 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 정부 정책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연내 공시할 예정이다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