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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김건희 여사 문자, 사과하기 어려운 사정 강조…답 부적절”
뉴스종합| 2024-07-05 17:38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올해 초 명품백 의혹에 관한 김건희 여사의 사과 문자를 받고도 답하지 않았던 것과 관련해 “실제로는 사과를 하기 어려운 이런 저런 사정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이날 KBS ‘사사건건’ 인터뷰에서 “제가 마치 그 사과를 안 받아줬기 때문에 사과를 안 했다, 그게 가능한 구도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후보는 “문자가 있었던 이후에 아주 얼마 안 돼서 저에 대한 사퇴 요구가 있었지 않았나”라며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가 나왔던 올해 1월 이른바 ‘윤한 갈등’ 사태를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사퇴 이유는 저 이슈가 큰 이유다. 누가 보더라도”라며 “저한테 저 이야기를 뒤집어씌우는 것은 너무 무리한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공적인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거기서 답을 드리는 게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김 여사의 문자에 답하는 대신 ‘사과 표명’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자를) 전후 해서 제가 총선 상황들, 민심을 감안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었다”고 했다.

한 후보는 “그 이후에라도 사과하시거나 그런 건 없었지 않나”라며 “전당대회를 대비한 음모를 제기하신 거 같은데, 마치 제가 사과를 허락하지 않아서 사과하지 않은 것이다, 이건 너무 무리하고 팩트에도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야말로 정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사과를 여러 차례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했다.

한 후보는 “제가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은 너무나 명확했다. 공개적으로까지 밝힌 상황이었다”며 “당사자(김 여사)께서 사적인 통로로 말씀하시면 어떤 답을 드려도 오해와 분란의 소지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생 공직생활을 하면서 사적 관계나 이런 영역이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강한 소신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명품백 문제가 한창 불거졌던 지난 1월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보냈던 문자의 내용을 입수했다며,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재구성했다고 주장한 문자를 공개했다.

김 실장 주장에 따르면 김 여사는 한 후보에게 “최근 저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몇 번이나 국민들께 사과하려고 했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 사과했다가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진 기억이 있어 망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 사과하라면 하고 더 한 것도 요청하시면 따르겠다. 한 위원장님 뜻대로 따르겠으니 검토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경쟁주자들은 한 후보에 대한 총선 참패 책임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앞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실이라면) 해당 행위”라고 말했고, 나경원 의원은 “판단 미숙, 정치적 독단에 대해서 충분히 사과하고,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한 후보의 2022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을 당시, 한 후보가 ‘고발 사주’ 의혹이 불거진 2020년 3개월간 검찰총장 배우자인 김 여사와 332차례 메시지를 주고받아 야당의 비판을 받은 점을 언급하고 “다소 난데없는 태세전환”이라고 꼬집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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