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다리 절단 수술, 인간의 전유물은 아니다?
뉴스종합| 2024-07-06 13:26
[바트 질스트라]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생명을 구하기 위해 부상을 입은 팔과 다리의 절단 수술을 하는 행위는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님이 밝혀졌다. 인간 만큼 사회적 동물인 개미 중 일부 종류는 동료를 구하기 위해 직접 절단 수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물학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목수개미를 포함한 일부 개미는 동료의 다친 팔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단 수술을 받은 개미의 90~95%는 다리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둥지 내에서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는 것으로 연구 됐다.

길이가 약 1.5㎝이고 적갈색인 플로리다 목수개미는 미국 남동부 전역세어 썩은 나무에 둥지를 틀고 서식한다. 라이벌 군체가 종종 침입해오기 때문에 전쟁 중에 부상을 입기 마련이다.

뷔르츠부르크 대학의 에릭 프랑크 행동생태학자는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항균 화합물을 사용할 수 없는 개미 종이 부상을 어떻게 돌보는지 알아봤다”며 연구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전의 연구에서 마타벨레 개미는 입에서 항균 화합물을 분비해 상처를 씻고 잠재적인 감염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화합물은 중흉막선이라는 부위에서 생산되는데 목수개미의 경우엔 이런 부위가 존재하지 않는다.

연구진이 관찰한 목수개미는 허벅지나 대퇴골 부분에 부상이 발생했을 때 절단 수술을 단행했다. 개미들은 다리를 물어 뜯은 뒤 입 부분을 사용해 상처를 핥아 박테리아를 제거했다. 그러나 상처가 무릎 아래쪽(경골)에서 발생할 경우에는 상처를 집중적으로 핥기만 했으며 이때 생존율은 75%에 달했다.

프랭크 교수는 “우리는 목수개미가 애초에 절단 수술을 한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연구원이 수술 장면을 보여줬을 때 우리가 우연히 발견한 것에 대해 진정으로 감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퇴골이나 경골 손상을 입은 개미가 치료를 받지 못했을 경우 생존율은 각각 40%, 15% 미만이었다.

개미는 넓적다리 안에 근육 내에 혈림프로 불리는 혈액과 유사한 액체가 순환한다. 개미는 인간과 같은 심장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몸 전체에 같은 기능을 구행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허벅지를 절단하면 혈류가 감소하면서 박테리아가 몸 전체에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반면 다리 끝 쪽엔 혈액 순환에 필요한 근육이 전혀 없지만 상처가 생기면 박테리아가 빠르게 몸에 침투할 것이기 때문에 절단 수술을 할 시간이 부족하다.

프랭크 교수는 “따라서 개미들은 박테리아 확산을 막기 위해 경골 상처의 경우 절단하기 보단 청소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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