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24일 본격 진출…이용자수 13배 넘게 증가
성장세 이어질지는 ‘미지수’…위해성·가품 등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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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중국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테무’가 한국에 진출한 지 곧 1년이 된다. 그동안 이용자 수를 10배 넘게 늘리며 공격적으로 성장했지만, 위해성 문제가 꾸준한 가운데 초저가 전략만으로 사업을 확장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곧 한국 시장 진출 1주년을 맞는다. 테무는 지난해 7월 24일 ‘라스트 마일(Last Mile·상품 운송 마지막 단계) 물류와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테무는 중국 대형 이커머스 ‘핀둬둬’를 운영하는 ‘PDD홀딩스’의 글로벌 쇼핑 플랫폼이다. 미국에서 시작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유럽, 일본 등에서 사업을 키웠다.
테무는 앞서 한국 시장에 진출한 중국계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처럼 ‘초저가’ 전략을 내세우며 영향력을 키웠다. 국내 시장 진출 직후 신규 회원에게 최대 3만7700원의 쿠폰을 제공하고, 일부 제품에 대해 90%를 할인해주는 행사를 선보이며 소비자를 끌어당겼다. 이달 들어서도 ‘일주년 특별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각종 제품을 최대 9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초저가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1년이 지난 현재 테무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쇼핑앱(애플리케이션)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수)에서 테무는 660만명으로 집계됐다. 6월 한 달간 테무 앱을 이용한 순이용자 수가 660만명이었다는 의미다. 쿠팡(3099만명)과 11번가(760만명) 다음으로 많다. 알리익스프레스(625만명)도 제쳤다.
다른 데이터 분석 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도 지난달 테무의 MAU가 823만명이라고 집계했다. 쿠팡(3129만명), 알리익스프레스(837만명)에 이은 3위다. 지난해 테무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 직후인 8월 MAU가 50만명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년도 채 안 돼 13~16배 증가한 셈이다.
성장세는 미지수다. 지난 1년간 초저가 제품과 각종 마케팅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호기심에 이용했지만, 각종 부정적 이슈들이 이어지면서 신뢰도에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테무의 MAU는 지난 4월 처음으로 감소했고, 5월에도 떨어졌다.
발암성 유해물질 등 위해성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서울시나 세관 등이 진행하는 조사에서 중국계 이커머스로 거래된 제품에서 위해물질이 끊임없이 적발되고 있다. 가품이나 모방 제품, 품질 등 고질적인 문제도 여전하다. 배송이나 반품 등 고객 서비스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계 이커머스를 이용한 소비자의 58.2%가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유해성 물질이 계속 발견되면서 불안해서 제품을 살 수가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테무에 대항해 공격적인 행사를 펼치고 있다. G마켓과 옥션, 11번가가 최근 규모를 키워 진행한 ‘빅스마일데이’, ‘십일절’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무가 진출 이후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지금까지 소비자의 호기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면서도 “한국 소비자들은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중요시하는데, 위해성 문제 등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계속 쌓이면서 등을 돌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테무의 초저가 전략은 취미 제품을 중심으로 강점이 있다”면서도 “한국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품질이나 위해성 이슈 등을 해소하지 않으면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처럼 초저가 제품 위주로는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테무나 알리 등 중국계 이커머스들이 초저가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쳐왔는데, 저가 제품으로는 확장성에 한계가 명확하다”며 “향후 제품군을 다변화하면서 객단가를 높이고, 한국 제품들을 어떻게 유통하는지 등에 따라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할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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