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부지방 기습 폭우에 6명 사망
  
  
  

폭우가 쏟아진 10일 대구 동구 동촌 둔치 공영주차장 일대가 금호강 범람으로 침수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지난 10일 새벽 충청, 전북, 경북 등 중부 지역에 시간당 최고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200년에 한 번 나올 정도로 이례적으로 많은 강우량으로 평가된다. 충남 논산에 있는 한 오피스텔에서는 승강기가 침수돼 안에 갇혀 있던 남성 1명이 숨지고, 경북 경산에서는 침수된 차량을 확인하던 40대 여성 택배기사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1일 논산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2시 50분께 논산시 내동의 한 오피스텔 지하에 빗물이 밀려들고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당시 논산에는 시간당 84mm의 집중호우가 내리고 있었다. 지하 전체가 급격히 침수되면서 오피스텔 승강기가 지하 2층에 멈췄다. 소방대원들이 승강기를 지상 1층까지 끌어올려 구조했지만 입주민 50대 남성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사고가 난 오피스텔은 지하의 침수를 막는 물막이판 등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지하 주차장에 물이 들어온다는 소리를 들은 피해자가 차를 꺼내러 갔다가 엘리베이터에 갇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어 오전 3시 57분께 충남 서천군 비인면에서는 야산의 흙더미가 주택 1채를 덮쳐 당시 집에 있던 70대 남성이 숨졌다. 남성은 흙더미에 휩쓸려 집에서 40m 떨어진 논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서천군에는 이날 새벽 2시 16분부터 1시간 동안 111.5㎜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오전 10시 30분께는 충남 금산군 진산면에서는 산사태로 주택 1채가 매몰돼 60대 여성이 숨졌다. 소방 당국은 지난 6일부터 이어진 장맛비로 지반이 물러져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에서는 이날 오전 6시 30분쯤 “밭이 괜찮은지 확인해야겠다”며 집을 나선 60대 남성이 1시간 30분쯤 뒤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피해자가 배수로 물에 휩쓸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충북 옥천군에서는 오전 5시 4분께 둑길에서 승용차가 하천으로 추락해 전복됐다. 소방당국이 거센 물살 탓에 구조 작업을 벌이지 못하다가 심정지 상태의 운전자를 구조했으나 끝내 숨졌다.

오후 4시 56분쯤에는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천에서 징검다리를 건너던 70대 남성이 불어난 물에 빠져 숨졌다.

경북 경산에서는 침수된 차량을 확인하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40대 여성 택배기사에 대한 수색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구조 당국은 사고 발생 사흘째인 11일 오전 6시 색작업을 재개했다. 전날 오후 7시30분까지 경찰과 소방 당국은 장비 40대와 인력 209명을 동원해 진량읍 부기천~문천지 일대에서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소득 없이 수색을 종료했다.

여성은 지난 9일 오전 5시 12분께 경북 경산 진량읍 평사리 소하천에서 침수된 차량을 확인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직장 동료에게 “비가 너무 많이 와 배달을 못 하겠다”고 전화한 뒤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충남 논산 벌곡면 한 마을이 침수돼 30여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으며 강경 대흥리 주민 40여명도 황급히 피신했다. 충남 서천군 읍내와 부여 일대 아파트 지하 주차장 등도 물에 잠겼다. 대전 서구 용촌동 마을도 제방이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들이닥친 급류에 27가구 30여명이 고립됐다가 가까스로 구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