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CPI 전월비 0.1%↓…연간으로는 3.0%↑
휘발유 가격 하락에 주거비 상승 둔화
시카고 연은 총재 “금리 인하 할 때 무르익어”
11일(현지시간) 뉴욕 브룩클린의 한 슈퍼마켓에서 시민이 쇼핑을 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 하락하며 4년여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인플레이션 둔화가 확인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명분도 커졌다.
1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C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CPI가 전월보다 하락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5월 이후 4년여만이다. 연간으로는 3.0% 상승하며 상승폭이 3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고 시장 예상치인 3.1%도 하회했다.
변동폭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3%로 시장예상치(3.4%)를 밑돌았다.
미국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된 것은 에너지 가격 하락 영향이 크다.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로는 3.8% 내렸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2.5% 하락했다. 중고차 가격 역시 전년 동월대비 10.1% 하락했다.
지속적으로 끈적한 모습을 보였던 주거비도 상승폭이 둔화됐다. 주거비는 지난달 대비 0.2% 오르며 2021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5.2% 올랐다. 주거비는 CPI 가중치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주거비 상승세가 둔화되면 전체 물가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
지난 4월 이후 3개월 연속 물가가 둔화세를 이어가면서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높아졌다. 이날 연준 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꼽히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미국 인플레이션은 물가상승률 2%로 가는길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곧 금리 인하를 할 때가 무르익을 것이라고 확신하다”고 밝혔다.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최근 물가지표가 완만한 추가 진전을 보였고, 더 좋은 데이터가 연준 목표치 2%로 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9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84.6%로 전날 69.7%에 비해 껑충 뛰어올랐다.
프린시펄 애셋 매니지먼트의 시마 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는 9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석 위에 올려놨다”면서 “근원 CPI가 2021년 이후 가장 적게 상승하면서 올해 2차례 이상 금리 인하도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국채 금리는 금리 인하 기대감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6.8bp(1bp=0.01%포인트) 하락한 4.212%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물 수익률은 11.8bp 하락한 4.515%로 거래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2.39포인트 오른 3만9753.7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49.37포인트 내린 5584.5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64.04포인트 내린 1만8283.41에 장을 마감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