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칼국수에만 넣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성인병에 놀라운 효능
뉴스종합| 2024-07-12 22:21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칼국수와 전골에 넣어 향긋한 향으로 먹는 줄만 알았는데.”

고혈압·동맥경화에 취약한 뚱뚱한 중년일수록 잊지 말고 이 채소를 챙겨 먹어야 할 것 같다. 쑥과 닮은 채소인 쑥갓이 혈관 노화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비타민C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쑥갓이 혈관 내피세포를 보호해 혈관 노화를 억제한다는 것이다.

쑥갓은 봄에 황색 꽃을 피워 ‘춘국(春菊)’으로 불리기도 한다. 향긋한 향으로 비린내를 잡아줘 향미 채소로 자주 사용된다. 짙은 녹색 잎에 광택이 있고 줄기 아래쪽 잎이 빽빽한 것이 좋은 쑥갓이다.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쑥갓은 베타카로틴과 비타민A 함량이 매우 높아 대표적인 항산화식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비타민B1‧B2‧C를 비롯 철분‧칼슘‧칼륨 등도 풍부하다.

한국식품연구원 노화대사연구단 이애신 박사팀에 따르면 혈관 내피세포를 이용한 시험관 내 연구를 통해 쑥갓이 내피세포의 노화를 억제해 고혈압 등 혈관 기능 장애를 예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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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혈관 내피세포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생성하는 물질(과산화수소)을 가해 내피세포의 노화를 유도하고, 이어서 쑥갓 추출물을 투여한 다음 혈관 내피세포 노화의 억제 정도를 살펴봤다. 그 결과 쑥갓 추출물을 투여하지 않은 내피세포에선 자극 물질을 일절 가하지 않았을 때 대비 노화가 3배가량 일어난 데 반해 쑥갓 추출물을 투여한 내피세포에선 노화 유발이 1.1∼1.5배에 그쳤다.

또한 혈관 내피세포에 과산화수소를 주입하자, 혈관의 수축‧이완에 관여하는 일산화질소(NO)의 양이 바로 약 40% 감소했다. 이어 쑥갓 추출물을 넣자, 일산화질소가 반대로 약 80% 증가됐다. 이는 쑥갓이 혈관 확장에 관여하는 일산화질소의 생성량을 대폭 증가시킨다는 것을 뜻한다.

이 박사는 “쑥갓 추출물로 인해 증가 된 일산화질소는 혈관 확장 유도물질로, 혈압을 낮춰 고혈압·동맥경화 등 질병 예방을 돕는다”며 “일산화질소가 혈관을 확장하고, 혈관 내피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며, 혈소판의 기능을 막아 피의 응고를 방지한다는 사실을 밝힌 3명의 과학자가 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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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내피세포는 혈관의 가장 안쪽에 있는 세포다. 이 세포가 노화하면 혈관이 딱딱해지는 등 혈관 기능 장애가 일어난다. 이 박사는 “세포 노화란 세포가 더는 분열하지 않는 상태를 가리킨다”며 “혈관 내피세포가 노화하면 고혈압‧동맥경화 등 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분자생물학’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 박사는 “쑥갓이 혈관 노화 예방 식품으로 기능한다는 과학적 근거를 찾아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의의”라며 “앞으로 생체 연구‧실험동물을 이용한 연구 등을 통해 쑥갓이 혈관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분명하게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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