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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도 저축은행 부동산PF 불안 지속…금감원 '옥석가리기' 신중모드
뉴스종합| 2024-07-13 12:01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금융감독원이 신협·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현장 점검에 나서면서 재평가 결과가 얼마나 달라질지 주목된다.

저축은행업권에서 추진했던 부동산 PF 정상화 펀드도 진강 매각 여부를 의심하며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다. 금감원이 사실상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추진하면서, 부동산 PF 연착륙 및 시장 안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26일까지 2금융권 부동산 PF 사업장 재평가를 마친 뒤, 각 업권과 후속 논의에 나설 방침이다. 재평가 결과는 시장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따로 발표하지 않는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칫하면 시장이 오해할 수 있어 결과는 따로 밝히지 않는다”면서 “각 기관이 평가한 사업장 수익성과 저희가 평가한 것을 두고 토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금융사들에게 PF 사업장을 ▷양호 ▷보통 ▷유의 ▷부실 우려 등 4단계로 세분화해 다시 평가해 제출하도록 했는데, 이달 5일 금융사가 내놓은 결과 중 일부가 금감원 내부에서 평가한 내용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 입장에선 부실 사업장이 많아질수록 충당금 부담이 늘어나고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금감원은 이를 두고 금융사들이 적극적인 재평가를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현장 점검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금감원은 또 저축은행업권에서 추진해 온 ‘PF 정상화 펀드’도 진성 매각이 맞는지 의심된다며 정밀점검을 예고했다. 저축은행업계는 부실 채권 매각을 위해 두 차례에 걸쳐 ‘저축은행 부동산 PF 정상화 펀드’를 조성했는데, 1차 펀드는 330억원(10개사 참여), 2차 펀드는 5000억원(27개사) 규모다.

금감원은 2차 펀드 중 2300억원 규모의 펀드는 출자 저축은행의 채권 매각 비중이 80%를 차지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당초 시장과 저축은행 간 부실채권 가격에 대한 이견이 있었는데, 저축은행업권이 펀드를 자체 부실채권 매각 용도로 사용하고 부실을 뒤로 미뤘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는 블라인드 펀드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진성매각 논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금감원의 점검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3분기 추진하기로 했던 3차 정상화 펀드는 조성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경·공매를 더욱 활성화해 부실채권 매각 및 사업장 정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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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신용평가사들은 하반기 구조조정 시계가 빨라지면서 저축은행업권 충당금 부담이 더 불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나이스 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4개 저축은행(KB·대신·다올·OSB)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200%를 상회하는 등 매우 높은 양적 부담을 보유하고 있어 예상치 못한 부동산 익스포저 손실에 대한 대응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PF 사업장 재구조화·정리로 인해 상당수 사업장에서 손실 인식이 늘어날 것”이라며 “해당 손실 규모는 브릿지론, 중·후순위 등 고위험 부동산 PF 비중에 따라 개별 회사별로 차별화돼 나타날 전망이다. 이러한 손실 규모는 대체로 기적립 대손충당금 규모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신용평가도 “PF구조조정 및 사업성 재분류 지침에 따라 일부 여신이 ‘요주의’에서 ‘고정이하’로 재분류되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의 추가적인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업권별 부동산 PF 익스포저 규모는 올해 1분기 기분 저축은행이 9조4000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가 25조4000억원에 달한다. 연체율은 각각 11.3%, 5.3%로 전체 PF 연체율(3.6%)보다 한참 높은 수준이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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