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피벗 수혜 ‘채리오’ 에 주목하라”
뉴스종합| 2024-07-15 11:32

지난 11일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가 전망치를 하회하면서 시장에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9월 사실상 ‘금리 인상기’를 끝낸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자들도 ‘금리 인하기’를 대비한 투자 전략을 고민하느라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기에는 장기채를 추격 매수하기보다 금리가 괜찮은 단기채 비중을 서서히 늘리고, 배당 투자처인 리츠와 바이오 등 성장주를 눈여겨 볼 것”을 조언했다.

▶금리 인하 대세 상품은 ‘채권’=전문가들이 금리 인하기에 가장 먼저 주목한 투자처는 단연 채권이다. 시장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채권 투자 시 확정된 수익(이자)을 만기 때 그대로 가져갈 수 있고,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채권 가격이 올라 시세 차익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추후 금리가 본격적으로 내리면, 만기 10년, 30년 등 장기채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4월 25일 연 4.7%에서 이달 11일 4.21%까지 내렸는데, 증권가에선 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추가 매수 타이밍과 관련해선, 10년물 국채 금리 기준 연 4.5% 수준도 괜찮은 진입 시점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국채 금리가 급등할 수 있어 장기채와 단기채를 나눠 담는 ‘바벨 전략’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가 다시 들어설 경우 관세 부과 강화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자극되고, 재정지출 확대로 국채발행이 늘면서 금리가 다시 고개를 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서서히 단기채의 비중을 늘리라는 조언도 많았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금리 인하 사이클이 개시되는 해에는 실제 단기채 성과도 좋았다. 올 3분기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기존 장기채 투자자라면 차익을 실현하고 단기채로 만기 변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커피 한 잔 값으로 부동산 투자, 리츠=이와 함께 리츠도 관심을 둘 것을 권했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배당 수익을 주는 상품이다. 커피 한 잔 값으로도 안정적인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인식되지만, 고금리 환경에선 투자자들에게 외면받는 경우가 많다.

리츠는 부동산 매입 자금의 상당 부분을 대출에 의존하기 때문에 주식보다 금리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가 하락하면 줄어든 이자비용 만큼 배당 여력이 추가로 늘어나고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 차익까지 기대해볼 만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를 고려해 전문가들은 고금리 시기에 상장된 ‘국내 대형 오피스’리츠를 눈여겨볼 것을 추천했다. 또 최근에는 우량 자산을 사들이거나 낮은 금리로 리파이낸싱(차환)하는 사례가 잇달아 나오면서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이달 한화리츠는 그룹의 ‘알짜’ 부동산인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을 품으면서 눈길을 끌었다.

한 운용사 임원은 “아마 올해 나온 자산 중에서 가장 좋은 건물일 것”이라고도 표현했다. 삼성FN리츠도 삼성화재 판교사옥을 인수하기 위해 오는 9월 655억원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비싸진 AI...저평가 바이오株도 유망=전문가들은 주식 중에선 성장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보통 성장주는 부채가 많기 때문에 금리가 떨어지면 이자 부담이 줄어 이익이 늘어나고 주가엔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올 상반기 AI(인공지능)과 빅테크가 급등한 만큼,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국내 바이오를 주목하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특히 연내 통과가 전망되는 미국 생물보안법(특정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은 강력한 시장 호재로도 꼽히기도 한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회복되고 신약개발 비전을 제시하는 기업들이 나오면서 제약·바이오주가 오르고 있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JW중외제약 ▷HK이노엔 ▷종근당 ▷대웅제약 등을 하반기 유망 종목으로 제시했다.

다만, 국내 바이오 제약 기업들은 성장 초기 단계라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기준에서 인정받는 연구기술력이나 상업성이 높은 신약을 보유하는지 살펴봐야 중장기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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