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과학계 석학들 “출연연 우수인재 확보?”…정년환원·임피제 개선부터
뉴스종합| 2024-07-17 17:46
16일 열린 전임출연연구기관장협의회가 주최한 제1회 정책포럼.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과학기술 우수인재는 충분한 보상과 자율적 연구환경에서 지속적 학습을 통해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문성모 출연연 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 회장)

문성모 연총 회장은 16일 전임출연연구기관장협의회(이하 전출협)가 ‘출연연 우수인재 활성화(정년 및 임금피크제 개선)’라는 주제로 열린 제1차 정책포럼 간담회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우수 인재 확보 방안, 정년환원 및 임금피크제 폐지 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1997년 IMF 경제위기에서 출연연 연구자들은 구조조정과 함께 만 65세에서 61세로 정년이 강제 단축됐다. 또 2015년 정부가 청년 고용창출과 업무 능력 감소를 이유로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출연연에도 강제 적용됐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공공기관들은 정년을 만 58세에서 60세로 늘리는 조건을 내세웠지만 출연연 연구자들은 정년이 단축됐음에도 임금은 깎이는 기형적 구조에 내몰렸다.

문 회장은 “우수 인재 육성의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문제다. 인재들이 오지않고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근본적 문제들은 정치권 등 외부에서 풀어줘야 한다. 출연연 내부에서도 우수인재 육성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왜 예전보다 우수 성과가 나오지 않느냐는 과학계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대해 “연구개발 난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기존과 같은 자원을 투입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면서 자율적 연구환경 조성, 급여및 처우 개선으로 우수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성모 연총회장이 출연연 우수인재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한선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前 원장은 “출연연의 모든 연구자들 모두에게 같은 대우를 할지 정년도 같이 적용해야 할 지는 고민해볼 시점”이라며 “정확한 평가와 충분한 보상체계 도입으로 우수인재가 올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호용 한국전기연구원 前 원장은 “우수인재 확보 측면에서 출연연은 기업이나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셈”이라면서 “우수인재들에게는 파격적인 기술료 지급 등 차등적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前 원장은 “대학과 출연연은 항상 연구결과 비교는 같이 하는데 출발선이 다르다”면서 “정년환원과 임피제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송철화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회 회장은 “출연연이 공공기관에서 해제가 됐기 때문에 여기에 맞게 후속조치가 따라가야 한다”며 “정부가 PBS와 공운법을 개선하고 전문가 중심의 선도형 R&D 체계를 만들면 우수 인재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대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前 원장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70~80대에도 연구자들이 하고 싶으면 계속 한다. 출연연에서는 65세 이후에도 연구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트렉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용희 한국재료연구원 박사는 우수인재 활성화를 위해 정년환원, 임금피크제 복구도 중요하지만 연구 자율성을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출연연에서 많은 젊은 연구자들이 대학으로 가고 있는데 이는 처우 문제는 아니다”면서 “기대했던 만큼 연구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아 실망해서 이직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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