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반려동물 직구 용품은 안전할까? 1500만 반려인 ‘예의주시’
뉴스종합| 2024-07-18 09:37
한 해외직구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반려동물 용품. 기사 내용과는 무관 [해외직구 플랫폼 캡쳐]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해외 직구(직접구매) 제품의 안전성 문제가 화제인 가운데 반려동물용품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소비자원이 관련 제품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하면서다. ‘1500만 반려인’의 반려동물 용품 소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위해성이 확인될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18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소비자원 안전감시국은 최근 해외에서 직구한 반려동물 용품에 대한 실태조사에 돌입했다. 소비자원이 해외 직구 반려동물 용품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위해성 문제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반려동물 용품에 대한 안정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소비자원은 10월께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상반기 소비자원이 진행한 해외직구 실태조사의 연장선상이다. 지난달 소비자원은 알리·테무와 싱가포르계 이커머스 큐텐 등 3개 해외 직구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화장품, 어린이제품, 차량용방향제, 이륜자동차 안전모 등 88개 제품 중 27개(30.7%) 제품이 안전기준에 부적합했다고 밝혔다.

직접 피부에 사용하는 아이섀도·볼 터치·립글로스 등 색조화장품 40종 중 7개(17.5%) 제품에서 문제를 발견했다. 물놀이용품 등 어린이제품 28개 중 11개(39.3%) 제품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중금속, 방부제 등 유해물질이 나왔다.

다른 기관에서도 해외 직구 제품의 위해성이 연이어 적발되고 있다. 최근 평택직할세관이 테무에서 판매 중인 목걸이, 귀걸이, 반지 등 장신구 101점을 분석한 결과 24점(23.8%)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중금속이 검출됐다. 서울시에서도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용 장화·모자·가방 등 12개 제품의 안전성을 검사한 결과 6개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웃돌았다.

배우 탕웨이가 알리익스프레스를 광고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는 무관. [유튜브 캡쳐]

업계는 이번 실태조사에서 해외 직구 반려용품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적발되면 파장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500만 반려인’ 시대에 해외 직구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 비중은 30%에 달했다. 1500만명 정도가 반려동물과 같이 생활하는 셈이다. 이 비중은 2010년 17.4%에서 2020년 27.7%으로 증가세다. 관련 시장 규모도 2021년 3조4000억원에서 2027년 6조원 규모로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이은 안전성 문제에 소비자들은 중국계 이커머스에 등을 돌리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등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매달 오름세를 보이던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월 처음으로 감소한 뒤 5월까지 두 달 연속 떨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계 이커머스의 초저가 전략에 해외 직구에 대한 관심이 늘다가 최근 안전성 문제로 주춤하는 모양새”라며 “건강과 직결된 상품이 특히 중요한데, 반려동물 용품도 그중 하나라 결과에 따른 파장은 생각보다 클 것”이라고 전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아동용 제품과 비슷하게 반려동물 용품도 위해성 문제에 민감한 시장이라 문제가 생긴다면 사회적 관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이라며 “특히 중국계 이커머스가 위해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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