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해외 대형 원전사업, 8조 시공량 확보
공급망 안전성·높은 품질력 인정 받아
한수원, 가격력·공기관리 우수성 주목
대우건설이 시공한 신월성 1,2호기 전경 [대우건설 제공] |
‘팀코리아’가 최대 48조원 규모의 체코 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에는 상대국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세일즈 외교는 물론 국내 건설 기업들의 독보적인 원전시공 기술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번 우선협상대상 선정을 계기로 선진 시장인 유럽에 첫 교두보를 확보해 향후 한국 원전 수출 확대의 중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한수원은 이번 수주전에 한전기술(설계),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시공), 대우건설(시공), 한전연료(핵연료), 한전KPS(시운전·정비)와 ‘팀 코리아’를 구성해 뛰어들었었다. ‘팀코리아’를 이끌어온 한수원은 치열한 경합을 거친 프랑스전력공사(EDF) 대비 우수한 가격 경쟁력과 계획 기간 안에 원전을 완공하는 우수한 공기 관리 능력을 앞세웠다. ‘온 타임 위드인 버짓’(On time within Budget) 구호를 앞세워 EDF와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한수원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최신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을 바탕으로 체코 측 요구에 따라 설비용량을 1.4GW(기가와트)에서 1.0GW로 조정한 APR1000 노형의 원전을 공급할 계획이다.
업계는 대우건설이 이번 수주를 계기로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부진을 점차 떨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우건설은 이번에 처음으로 해외에서 대형 원전을 짓게 되는 소중한 시공 경험을 쌓게 됐다.
대우건설은 1991년 7월, 국내 유일의 중수로형 원자력 발전소인 월성 3,4호기 주설비 공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30여개의 원자력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상용 원전과 연구용 원자로의 주설비 공사뿐만 아니라 중입자·양성자 가속기, 핵연료 제2공장,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1단계 공사를 수행했다. 특히 2017년 국내 최초로 해외수출 1호 사업인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를 준공해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원자력EPC(설계, 조달, 건설, 일괄)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대우건설은 대형 상용 원전에 대한 설계, 시공, 해체에 이르는 전 과정과 더불어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및 연구용원자로 등 원자력과 관련한 전 분야에 대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건설회사로 꼽힌다. 또 이번 체코 신규 원전 수주와 연계해 대우건설은 지난 4월에 업계 최초로 유럽의 글로벌 인증기관인 TÜV SÜD의 ‘원자력 공급망 품질경영시스템 (ISO19443)’ 인증서를 취득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대우건설의 원자력 공급망 전체에 걸쳐 안전성과 품질을 높인 것을 인정받았다. 특히 유럽의 주요 원전 운영 국가들이 이 인증을 요구하고 있어 이어지는 원전 수주전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체코 민심(民心)을 얻기 위한 한수원과 대우건설의 활발한 수주 지원 활동도 주목을 받았다.
한수원은 코로나 시기 원전 예정지 지역 주민에게 마스크 45만장을 기증하고 체코 글로벌봉사단을 8년째 파견해 현지에서 교육·문화 봉사 등을 이어왔다.
백정완 사장이 이끄는 대우건설은 이번 수주를 위해 현지 기업들과의 MOU를 체결하는 등 과거에는 보기 힘든 대규모 세일즈 공세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5월 대우건설은 원전 예정지 두코바니 지역에서 지역협의체와 만나 지역인사들 대상으로 수주활동을 이어간 바 있다.
지역 홍보활동을 이어간 대우건설은 원전건설 과정에서 두코바니 지역민들의 현장 고용 및 지역경제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우리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홍보도 진행하기도 했다. 서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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