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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E&S 법인 11월 출범…“2030년 영업익 20조 달성”
뉴스종합| 2024-07-18 11:23
박상규(오른쪽) SK이노베이션 사장과 추형욱 SK E&S 사장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오는 11월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으로 탄생하게 될 ‘에너지공룡’은 정유와 석유화학, 액화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 수소 등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분야 전 영역에 걸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미래 에너지사업 분야의 글로벌 리더십까지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20조원 달성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SK는 사업구조 개편(리밸런싱) 작업의 첫 신호탄인 이번 합병으로 에너지 분야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병 법인의 구체적인 사업영역은 정유, 석유개발, 석유화학, LNG, 도시가스, 전력, 재생에너지,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 소형모듈원자로(SMR), 암모니아, 액침냉각 등을 총망라한다.

그룹의 에너지분야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은 전통적인 석유사업과 자회사 SK온을 통해 미래에너지인 배터리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고 있다. 1962년 국내 최초 정유회사로 출발해 석유화학, 윤활유, 석유개발사업을 추진해오는 동시에 전기차 배터리, SMR, 암모니아, 액침냉각 등으로 사업 분야를 다각화해왔다.

1999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할해 도시가스 지주회사로 출범한 SK E&S는 국내 1위 민간 LNG사업자다. 도시가스를 비롯해 LNG, 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솔루션 등의 4대 사업을 축으로 그린 포트폴리오를 갖추며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양사가 결합함으로써 ‘석유부터 전기까지’ 전 에너지 밸류체인을 통합, 새로운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예컨대, 석유와 LNG의 경우 원유와 가스 탐사 개발 역량을 통합해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원가 절감 및 사업 확대가 동시에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또, SK이노베이션의 액침냉각 기술과 SK E&S의 ESS 솔루션을 결합하면 패키징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대부분의 글로벌 석유 메이저 회사들도 최근 다양한 인수·합병을 통해 에너지 사업 전반의 균형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 사에 흩어져 있던 수소, 재생에너지 등 미래사업의 자산과 역량을 통합함으로써 중복된 사업은 정리하고 수익성은 강화해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재무·손익구조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병 법인의 자산은 100조원, 매출은 88조원 수준으로, EBITDA는 합병 전보다 1조9000억원 늘어난 5조8000억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그간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왔던 정유, 석유화학 사업이 글로벌 경기둔화, 유가 및 정제마진 변화에 따른 수익 변동성이 컸던 만큼,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LNG·발전·도시가스 사업으로 이를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과거 10년의 세전이익 변동폭을 분석한 결과, 합병회사의 세전이익 변동폭은 215%에서 66% 수준으로 대폭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대대적 배터리 사업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SK E&S는 2022년 1조7111억원, 2023년 1조3317억원 등 2년 연속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알짜’ 계열사로 평가 받는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18일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양 사의 에너지 포트폴리오 통합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의 재무 및 손익 구조가 안정화 될 것으로 기대하며 양 사의 역량을 결집해 새로운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관련 사업은 연관성이 매우 높고 핵심 역량 또한 상호 보완적”이라며 “양 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역량을 통합해 경쟁력과 수익성을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업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 역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다. 이를 통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던 SK온의 재무구조 역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사장은 “SK온의 경우 장기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주 원료의 소싱 능력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와 함께 전기차 캐즘 극복을 위해 안정적이고 보완적인 수익구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타사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뿐만 아니라 소형전지, ESS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만들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합병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내독립기업(CIC) 방식의 수평적 결합을 추진키로 했다. 기존 사업 뿐만 아니라 조직, 인력 구성까지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구체화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구체적 그림 그리기에 나선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글로벌 에너지 마켓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고 생존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합병의 의미로, 우려도 있으나 더 많은 성장 기회를 가질 것”이라며 “의사결정 구조, 운용체제 변화 없이 책임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시너지 포인트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윤희·김은희 기자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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