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의식불명 5살 “살려달라” 했었다…울먹인 태권도 관장 “예뻐하는 아이”
뉴스종합| 2024-07-19 11:56

5살 어린이를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30대 태권도 관장이 14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기도 양주에서 5살 어린이를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태권도 관장이 말아 세워놓은 매트에 거꾸로 넣은 아이를 20분 이상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태권도 관장 A씨를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 12일 오후 양주시 덕계동 소재 태권도장에서 5살 어린이 B군을 들어 올려 말아 세워놓은 매트에 거꾸로 넣고 방치해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날 교육이 끝난 후 B군을 들어 올려 말아 세워 놓은 매트의 가운데 틈으로 머리와 상체 부분을 집어넣고, 20분 동안 아무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B군이 버둥거리며 "살려주세요", "꺼내주세요"라고 외쳤지만 A씨가 외면했다는 현장 목격자 진술도 나왔다.

결국 20분 이상 방치된 B군은 의식을 잃고 축 늘어졌고, 이를 발견한 A씨가 B군을 인근 병원으로 데려가 심폐소생술을 받게 했으나 현재까지 의식 불명 상태다.

A씨는 B군을 병원으로 옮긴 후 도장으로 돌아와 CCTV 영상이 저장된 컴퓨터를 포맷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쯤 송치를 위해 의정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선 A씨는 "피해 아이나 아동 부모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등 취재진 질문에 몸이 들썩일 정도로 흐느꼈다. 학대 혐의나 평소 학대 정황 등에 대한 질문에 울먹이며 작은 목소리로 "아닙니다. 내가 너무 예뻐하는 아이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3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에서 줄곧 학대, 체벌 등 의도가 전혀 없었고 "장난으로 한 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포렌식 작업 등을 통해 범행 당일 상황이 고스란히 녹화된 CCTV 영상을 확보하고, 신체적 학대가 의심되는 추가 정황과 이를 뒷받침할 증언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건이 알려진 후 A씨에게 학대를 당했다는 추가 피해 고소가 3건 접수됐다. 경찰은 추가 피해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관원 258명의 명단을 확보해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betterj@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