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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얼굴” 건배사 고민하던 신입사원…10년 뒤 이런일이
뉴스종합| 2024-07-21 18:51
신입사원 시절로 추정되는 네이버 최수연 대표.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건배사 부담스러웠는데, 해결?”

회식을 앞둔 신입사원에게 늘 걱정스러운 게 있다. 바로 건배사다. 과거 네이버의 전신 NHN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오른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건배사를 짓는 독특한 방식을 공개해 화제다. 네이버의 인공지능(AI) 챗봇 ‘클로바X’를 통해서다. 이처럼 건배사도 지을 만큼, 한국어에 특화된 언어 모델을 통해서 자주적인(소버린) AI 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19일 최수연 대표는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제주포럼 대담에 참여해 ‘일상생활에서 주로 어떤 AI 기술을 사용하시나요?’라는 질문에 “아무래도 저녁 자리를 가면 여전히 건배사를 많이 해야 하는데, 그런 경우에 저희 LLM(초거대 언어 모델)의 업무 중 하나인 ‘만들어주는 능력’을 활용한다”며 “날씨에 어울리는 건배사, 삼행시 등을 적절히 잘 사용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네이버 관계자에 따르면 최 대표가 언급한 LLM은 네이버의 자체 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의미한다. 최 대표는 이에 기반한 AI 챗봇 ‘클로바X’를 통해 여러 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DAN) 2023'에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소개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클로바X는 네이버의 초거대 언어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에 기반한 챗봇이다. 지난해 8월 공개된 클로바X는 오픈AI의 챗GPT와 똑같은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창작, 요약, 추론, 번역, 코딩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답변을 제공하고 있다. 질문과 답변이 연달아 이어지는 멀티턴(multi-turn) 대화도 가능하다.

실제로 클로바X에 “오늘 날씨에 어울리는 건배사 해줘”라고 물었더니 '쨍하고 해 뜰 날'을 추천했다. 건배사에 대해 클로바X는 “구름이 걷히고 해가 뜨듯이, 우리의 삶에도 밝고 희망찬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건배사입니다”라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클로바X는 실시간 날씨 정보를 반영해 답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챗GPT 등 외산 언어 모델 대비 탁월한 한국어 성능을 바탕으로 적절한 답변을 제공했다.

클로바X에게 오늘 날씨와 어울리는 건배사를 물어본 후 받은 답변. [클로바X 캡처]

오픈AI 챗GPT에 같은 내용을 물어보니, 날씨별로 분류해 "오늘처럼 맑고 화창한 날, 우리 모두의 앞날도 이렇게 밝고 환하게 빛나길 바라며, 건배!", "햇살처럼 따뜻한 우리의 우정과 사랑을 위하여, 건배!" 등 한국 문화에서 건배사로 적절하지 않은 ‘긴 문장’을 건배사로 추천했다.

챗GPT에게 오늘 날씨와 어울리는 건배사를 물어본 후 받은 답변. [챗GPT 캡처]

이처럼 한국어 특화 등 소버린 AI를 AI 개발의 지향점으로 갖고 있는 네이버는 소버린 AI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엔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 최수연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 팀네이버 주요 경영진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를 찾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소버린 AI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이날 최수연 대표는 이날 최수연 대표는 아시아 지역 내 인공지능(AI) 리더십 확보를 위한 기업 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아가 세계 각국, 기업 등과 소버린 AI 확산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20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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