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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불구 투표율 떨어진 與전당대회…누구에게 유리할까 [이런정치]
뉴스종합| 2024-07-21 07:01
국민의힘 한동훈(왼쪽부터),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당 대표 후보.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흥행에도 불구하고 작년 3·8 전당대회보다 낮은 모바일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틀 동안 실시된 모바일 투표율은 당원 선거인단 84만1614명 중 34만615명이 참여한 40.47%다. 각종 의혹과 비방을 주고받은 ‘네거티브’가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후보별 유불리 해석은 엇갈린다.

당원들도 ‘진흙탕 싸움’ 지쳤나…작년보다 7.04%p 하락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모바일 투표 첫날인 19일 29.98%에 이어 20일 투표율은 40.47%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해 3·8 전당대회 당시 모바일 투표율(47.51%)보다 7.04%p(포인트) 낮은 수치다. 선거인단 수는 역대 최다지만, 투표율은 떨어진 셈이다.

국민의힘은 21~22일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을 대상으로 ARS를 실시하고,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으로 구성된 일반 여론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모바일 투표가 전체 당원투표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전당대회 전체 투표율은 작년을 하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낮은 투표율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네거티브 선거’가 꼽힌다. 이번 당대표 선거에는 여권의 ‘잠룡’으로 거론되는 한동훈·원희룡 후보와 더불어, 당 내에서 찾기 힘든 5선 수도권 중진 나경원·윤상현 후보가 4파전을 벌였다. 선거는 ‘대세론’을 업고 출마한 한 후보를 상대로 나머지 주자들이 공세를 퍼붓는 ‘한동훈 대 반(反)한동훈 ’구도로 흘렀다.

이 과정에서 한 후보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올해 1월 명품백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의사를 밝혔던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읽씹(읽고 무시)’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총선 참패 책임론이 다시 불붙었다. ‘비례대표 사천’ 의혹, 법무부 장관 시절 ‘여론조성팀 운영’ 의혹 등도 제기됐다.

반한동훈 주자들도 상처를 입었다. 원 후보는 과거 무소속으로 나섰던 제주지사 시절 ‘탈당’ 언급이 재조명됐고, 나 후보는 2019년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이듬해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보좌진이 기소된 사건과 관련해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후보에게 ‘공소 취소’를 언급했던 사실이 폭로돼 야당의 공격 대상이 됐다.

투표율, 바람이냐 조직표냐…결선 여부도 촉각
국민의힘 한동훈(왼쪽부터),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당 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17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 인천 경기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이 각각 정견발표를 하자 환호하고 있다. [연합]

낮은 투표율이 가져올 후보별 유불리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우선 투표율을 ‘바람’의 척도로 보는 측에서는 반한동훈 주자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준석 돌풍을 불렀던 2021년 전당대회에서는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고 투표율이 나왔다”며 “가장 적극적으로 투표하는 당원 모바일 투표율이 떨어졌다는 건 대세론의 실체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 후보도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은 깨졌다. 아니, 처음부터 있어선 안 될 나쁜 프레임이었다”고 썼다.

투표율을 ‘조직표’의 척도로 보는 측에서는 낮은 투표율이 한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던 작년 3·8 전당대회는 김기현 당시 후보에 대한 친윤(친윤석열)계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조직표의 영향력이 극대화됐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높은 투표율을 조직적인 당원 투표 참여라 보는 것이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총선도 끝났고, 이번 선거가 계파 갈등이 되면서 현역(의원) 대부분이 ‘안전 거리’를 두고 있다”며 “(당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오더(명령)를 내리지도 않고, 내리더라도 통하지 않을 선거”라고 했다.

전체 투표 결과는 오는 23일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되는 전당대회 현장에서 공개된다. 이번 투표 결과 과반 이상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간 결선투표가 진행되며, 그 결과는 오는 28일 발표된다. 결선투표 시에는 3명의 후보에게 흩어진 반한동훈 표심이 1명에게 쏠리면서 팽팽한 양강 구도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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