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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93%, 94%…이재명, 당 대표 경선 초반 압승 연임 굳히기
뉴스종합| 2024-07-22 10:1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21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주먹을 쥐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양근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재명 전 대표가 지난 주말 전당대회에서 지역마다 90% 전후의 득표율을 얻으며 초반 대세론을 굳혔다. 반면 최고위원의 경우 ‘친명(친이재명계)’을 내세우며 이 전 대표의 출마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후보들의 부진이 두드러지며 이 전 대표의 후광이 닿지 않는 모양새다.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전날 기준 이 전 대표의 권리당원 온라인투표 누적득표율은 91.70%로 집계됐다. 김두관 후보는 7.19%, 김지수 후보는 1.11%에 그쳤다. 이 전 대표가 다른 경쟁 후보들을 상대로 80%포인트(P) 이상 차이 나는 승리를 거둔 셈이다.

이 전 대표의 압승은 그동안 진행된 모든 지역에서 이뤄졌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일 제주 지역에선 82.50%, 인천에선 93.77%의 권리당원 온라인투표 득표율을 보였다. 전당대회 첫날에만 누적 득표율 90.75%에 달한 이 전 대표의 득표율은 이튿날 ▷강원 90.02% ▷대구 94.73% ▷경북 93.97%로 이어졌다. 다만 이는 내달 17~18일 진행되는 권리당원 ARS 투표 결과를 제외한 수치다.

현재 기세대로라면 이 전 대표의 최종 득표율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기록한 77.7%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의 득표율과 관련 “북한 김정은 체제에 견줄법한 압도적인 득표율”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일 제1차 정기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순회 경선 중 제주와 인천 일정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 여러분의 선택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그 무게만큼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날 강원·대구·경북 일정 후 국민의힘의 비판에 대해 “부러워서 하는 말 아닌가”라며 일축하기도 했다.

당내에선 이러한 이 전 대표의 ‘독주’와 관련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 출연 “초기에 90%대의 지지율이 나오는 것이 민주당과 이 대표에게 결코 바람직한 건 아니다”며 “다양성이 있고 살아 있는 정당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우 전 의원은 그러면서도 “그러나 그 선택을 무슨 나쁜 방법으로 강요했거나 비민주적인 형태가 진행됐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또 존중해줘야 한다”며 “우리 당 입장에서 보면 유력한 대통령 후보고 총선을 압도적인 승리로 만든 당 대표라 이분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지도자감을 당원들이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반면 최고위원 후보들의 경우 ‘명심’(明心·이 전 대표의 마음)이 아닌 당심이 더 크게 작용하면서 연일 압승을 거두는 이 전 대표의 후광이 미치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본격적인 전당대회 시작 전까진 이 전 대표의 출마선언 기자회견에 함께 했던 김민석·강선우·한준호·전현희 의원 등과 김지호 부대변인이 명심과 당심의 선택을 받을 후보들로 유력하게 점쳐졌지만, 탈락한 김지호 후보 외 다른 후보들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날 기준 최고위원 후보별 권리당원 온라인투표 누적 득표율은 ▷정봉주 21.67% ▷김병주 16.17% ▷전현희 13.76% ▷김민석 12.59% ▷이언주 12.29% ▷한준호 10.41% ▷강선우 6.99% ▷민형배 6.13%로 집계됐다. 당초 이 전 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수석최고위원에 거론됐던 김민석 후보만이 5명의 최고위원 당선 후보군 중 하위권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수석 최고위원’의 경우 오는 8월 18일 전당대회 당일까지 치러질 투표에서 5명의 최고위원 당선자 중 가장 많이 득표한 후보가 맡게 된다.

우 의원은 “지금 딱 2명, 3명을 이 대표가 직접 구제해 주기 위해 당원들에게 ‘누구누구를 찍어주세요’ 호소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이 대표의 속마음을 완전히 모르니까 ‘어떤 게 명심이기 때문에 당심과 다르게 간다’고 규정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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