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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모평 문제 개당 10만원 수억 번 ‘사교육 카르텔’…경찰, 24명 檢 송치
뉴스종합| 2024-07-22 12:01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걸린 홍보물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경찰이 ‘사교육 카르텔’을 수사, 전·현직 교사 등 20여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일부 현직 교사들은 모의고사 문제를 만들어 사교육 업체에 넘기고 이를 근거로 거액을 받는 등 ‘공교육-사교육 커넥션’이 공공연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2일 ‘사교육 카르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난 1년간 모두 69명을 입건‧수사했고 이 가운데 24명을 검찰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검찰로 송치된 24명 가운데 현직 교사는 19명이다. 입건 대상 69명 중 현직 교원(퇴직자 포함)은 46명, 학원관계자는 17명(강사 6명 포함) 등이다.

경찰은 수사 과정 상 현직 교사들과 사설학원 간의 다양한 이권 관계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현직 교사 A씨를 비롯한 14명은 2019년 4월부터 5년 가까이 특정 입시학원에 수능 사설 모의고사 문항을 만들어 건넸고 그 대가로 수억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특정 학원에만 문제를 제공한다는 ‘전속 계약’을 맺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문항 한 개는 통상 10만원 내외로 거래됐다. 문항 난이도가 높을수록 단가는 20~30만원까지 높아졌다. 교사들이 만든 문항은 입시학원 강사들이 구매하기도 하고 학원 차원에서 구입한 경우도 있었다.

현직교사 B 씨를 비롯한 19명은 수능과 관련한 상업용 수험서 집필에 참여한 경우 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모의평가 출제위원단에 참여할 수 없으나, 심사 과정에서 허위로 자료를 제출해 출제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을 청탁금지법 위반‧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 송치했다. 나머지 조사 대상자(40명)에 대한 수사도 마무리해 처분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청 국수본 관계자는 “일부 교사들이 관행이란 이유로 사교육업체에 문항을 판매하거나 나아가 평가원의 모의평가 출제정보를 활용해 문항을 만들어 입시학원에 판매했다”며 “근절을 위해선 형사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청탁금지법을 처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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