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의 “모든 일 잊자” 발언 인용한 韓
“대선 유권자 연합 단시일 내 복원할 것”
정책위의장·지명직 최고 포함 친한계 과반
친윤계 김재원·인요한·김민전 입성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당 대표 당선자가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에 한동훈 후보가 23일 선출됐다. 한 후보와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에 각각 출마한 친한동훈계 장동혁(재선)·진종오(비례) 후보도 지도부 입성이 확정됐다. 친윤석열계에서는 김재원·인요한 후보가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치열한 당권 경쟁을 벌였던 한 신임 대표는 향후 숙제로 떠오른 ‘여권 봉합’을 인식한 듯 “국민의힘은 이견을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성숙한 자유민주주의 정당”이라며 “함께 경쟁했던 모든 분들과 함께 가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인공지능(AI)·반도체·원전 등 산업 정책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등 민생 정책 실현 필요성도 강조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된 7·23 전당대회 개표 현장에서 한 후보가 과반을 크게 뛰어넘은 32만072표(62.84%)를 득표해 당대표에 선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친윤계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 선출된 작년 3·8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당시 당대표 후보가 득표율한 52.93%보다 9.91%포인트(p) 높은 수치다.
경쟁 주자들은 원희룡 후보 9만6177표(18.85%), 나경원 후보 7만4419표(14.58%), 윤상현 후보 1만9051표(3.73%)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 대표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전당대회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경쟁했다. 때로는 과열되고, 때로는 갈등도 있었다”며 “제가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는 갈등과 대립을 치열한 토론과 설득으로 민주적 방식으로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전통이 있다. 그렇게 하겠다”며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패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선과정에서 모든 일을 잊자”는 발언을 인용했다.
또 거대야당을 상대로 민심을 얻기 위한 정치를 약속했다. 한 대표는 “건강하고 생산적인 당정 관계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서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때그때 때를 놓치지 말고 반응합시다. 그래서 민심의 파도에 우리가 올라타자”며 “제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AI, 반도체, 원전 등 에너지 방산 산업 등 대한민국의 우상향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과제들을 우리가 제시하고 이끌겠다”며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민생에서 가장 시급한 정책을 최우선으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당대표 선거 공약이었던 ▷풀뿌리 정치시스템 재건 ▷여의도연구원 정책기능 강화 ▷특권 폐지 등 실천 의지도 재확인했다.
아울러 한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을 선택해주셨던 분들은 하나의 균질한 지지층이 아니었다”며 “이 유권자 연합은 단시일 내에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항해서 이기는 정치를 하겠다”며 “몸을 사린다는 소리, ‘웰빙정당’이라는 소리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 당선자가 23일 오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기 인수 후 최고위원 당선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인요한·김민전·장동혁 최고위원. 한동훈 당대표. 김재원 최고위원,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연합] |
최고위원에는 득표 순으로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 후보가 선출됐다. 장동혁 후보는 20만7163(20.61%)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김재원 후보는 18만7964표(18.70%), 인요한 후보는 17만5526표(17.46%)를 득표했다. 김·인 후보는 친윤석열계로 분류된다.
유일한 여성 후보였던 김민전 후보는 최고위원 후보 9명 중 득표율 5위였으나, 당헌·당규에 따른 여성 몫 최고위원으로 4위인 친한계 박정훈 후보(16만4919표·16.41%)를 제치고 지도부에 합류하게 됐다. 김 후보는 출마 전 원희룡·나경원 후보로부터 연대 제안을 받은 친윤계 인사로 분류된다.
청년최고위원에는 진종호 후보가 24만874표(48.34%)를 얻어 선출됐다. 뒤를 이어 친윤계 김정식 후보가 10만368표(20.14%), 박상현 후보가 8만5963표(17.25%), 김은희 후보가 7만1091표(14.27%) 순으로 득표했다.
이에 따라 새롭게 구성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9명 중 과반에 해당하는 5명이 친한계로 꾸려질 전망이다. 한 대표 본인과 장 최고위원, 진 청년최고위원과 대표 지명권이 있는 정책위 의장, 지명직 최고위원이다. 다만 한 대표가 앞서 공약한 ‘탕평책’은 변수다.
장동혁 신임 최고위원은 이날 “저희가 하나가 되지 않으면 변할 수 없고 싸울 수 없고 이길 수 없다”며 “당의 힘을 하나로 모으겠다. 그리고 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선시켜주신 그 깊은 뜻을 잘 알고 소임을 충실히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인요한 최고위원은 “3년 남은 윤석열 대통령 정부가 꼭 성공하도록 잘 지키겠다”고 말했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개딸 민주주의, 개딸 전체주의가 지배하는 민주당과 우리는 다르다는 얘기를 드릴 수 있다”며 “업그레이드는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진종오 청년최고위원은 “새로운 변화의 시작을 이 청년의 열정과 패기로 앞장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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