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반죽기계에 53만명분 마약 숨겨 밀반입한 불법체류자…일부 유통
뉴스종합| 2024-07-24 11:11

필로폰을 은닉했던 반죽기계. [경기 안양동안경찰서 제공]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시가로 500억원이 넘는 필로폰을 반죽기계에 숨겨 국내에 밀반입해 유통한 혐의를 받는 불법체류자 신분의 태국인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24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태국인 A(29)씨를 구속해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에게서 필로폰을 받아 국내에 유통한 내국인 B(44)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달 10일 태국 총책과 공모해 반죽기계 내에 필로폰 16㎏을 숨겨 국제탁송화물로 국내에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정도의 필로폰은 시가 533억원 상당으로, 53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해 2월 사증면제비자로 국내에 입국한 A씨는 충남 아산의 공장에 취업해 거주해왔으나 현재는 불법체류자 신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최근 지인을 통해 알게 된 태국 총책에게 5000만원을 받는 대가로 범행에 가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일했던 공장 주변에서 필로폰 밀반입에 사용된 반죽기계를 찾아냈다. A씨는 태국 총책이 반죽기계 내부에 필로폰을 1㎏씩 개별 비닐 포장해 넣은 뒤 냄새가 새 나가지 않도록 밀봉한 것을 몰래 들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가 보관중이던 필로폰. [경기 안양동안경찰서 제공.

A씨는 또 지난 2일 화성에서 이른바 '던지기'(특정 장소에 물건을 놓으면 찾아가는 방식) 수법으로 B씨에게 필로폰 2㎏을 판매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지난달 말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마약 밀반입과 관련한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 이달 초 A씨와 B씨를 잇따라 검거했다.

경찰은 A씨의 주거지에서 필로폰 16㎏ 중 14㎏을 발견해 압수했으나 B씨에게 판매된 나머지 2㎏은 이미 국내에 유통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A씨가 판매 목적으로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의 가액이 5000만원 이상인 점을 고려해 특가법을 적용했다. 이 경우 법정형은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태국에서 마약 혐의로 수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국정원과 공조를 계속해 태국 총책을 추적, 검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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