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는 '트럼프합의'라고 설득해야…뉴 노말’ 에 적응해 기회 찾아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미국 싱크탱크 전문가들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해 수입품에 관세 10%를 부과할 경우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미국 경제에 기여한 우리나라는 예외로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여한구 선임위원과 앨런 울프 방문연구원은 25일 보고서 ‘불확실한 대미 통상환경속에서 한국의 통상정책 아젠다’를 통해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음에도 상당한 폭의 관세 증가에서 예외가 아닐 수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 선임위원은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주미한국대사관 상무관을 지내며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FTA 재협상을 담당했다.
우선, 저자들은 “지금의 정치 환경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미FTA를 끔찍한 합의라고 비판하며 취임 직후 개정을 추진했던 2016년과는 다르다”면서 “이번에 한국에 대한 위험은 트럼프 캠페인이 약속한 10% 보편 관세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상품무역수지 적자 해소가 가장 중요한 정책 우선순위이며 대중 관세 60-100% 부과, 모든 국가에 대한 10% 관세, 중국에 대한 영구 최혜국대우(PNTR) 철폐을 실제로 이행할 지, 협상의 레버리지로 활용할 것인지는 지켜봐야한다”면서 “트럼프가 주장하는 소득세를 수입관세로 대체하는 것은 이론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PIIE 분석결과”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관세만으로는 상품무역수지 해소가 어려우므로 환율 조정을 새로운 정책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 글로벌 경제환경이 미국이 주도한 2017 년 이전의 자유무역과 다자무역체제로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이러한 ‘뉴 노말(New Normal)’ 에 적응해 기회를 찾아야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저자들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 산업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했다면서 이를 통해 창출된 한미 경제 동력을 상실하지 않으려면 관세 면제가 특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폭넓은 새로운 관세를 적용하는 데 있어서 한국을 구별해서 유리하게 대우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임기 때 한미FTA를 재협상해 개정한 사실을 언급하고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한미FTA를 개정했으니 이제 한미FTA는 트럼프의 합의이며 따라서 한미FTA는 관세를 면제받아야 한다”는 논리로 트럼프 측을 설득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의 무역 정책이 대선을 앞두고 크게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저자들은 한국이 미국과 상호 유리한 분야에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자들은 한미 양국이 반도체, 배터리, 핵심광물, 백신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분야에서 서로의 안보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공식 협정을 양자 또는 다른 동맹과 다자로 체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협정에는 참여국 간에 안보에 중요한 품목의 공급·투자 정보를 공유하고, 중요한 품목의 공급이 부족할 경우 상대국에 대한 수출을 차별하지 않고 공정한 양을 보장하는 내용 등을 담을 것을 제안했다.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