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토익 보던 토익강사 중간에 화장실 간 이유가…18명에게 답안지 전달
뉴스종합| 2024-07-25 10:36
토익 자료사진. 기사와는 무관.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인터넷 도박에 빠져 회당 최고 500만원을 받고 토익 답안을 넘긴 전직 어학원 강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김예영 판사는 업무방해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7)에게 징역 3년과 함께 7665만 원 추징을 선고했다.

A씨에게 부정행위를 의뢰한 응시자 18명에게 각 벌금 700만~10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7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회당 150만~500만 원을 받고 토익 시험 중간에 응시자들에게 답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부정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의뢰자와 함께 시험에 응시하고 빠르게 문제를 푼 후, 화장실 이용 시간에 미리 숨겨둔 휴대전화로 답안을 전송하거나 답안 쪽지를 화장실에 숨긴 뒤 건네는 방법으로 부정행위를 일삼았다.

국내 유명 어학원 강사로 재직했던 A씨는 듣기평가 종료 후 화장실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의뢰자들과 범행을 모의했다. A씨는 의뢰자들이 원하는 점수에 맞춰 답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익위원회가 2022년 11월 부정행위 의심자로 A씨를 경찰에 제보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경찰 수사 결과 A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국내 유명 어학원에 재직했던 토익 강사였다.

A씨는 사촌 동생 명의의 계좌로 범죄수익을 입금받고 이후 자신에게 돈을 이체하도록 했지만, 차명 계좌를 이용한 사실이 경찰에 적발되면서 A씨에게 부정행위를 의뢰한 응시자들도 순차 검거됐다.

재판부는 "(A씨는) 고득점을 얻게 해주겠다고 광고해 응시자들을 모집함으로써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했고, 범행 방법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해 범행 수법도 매우 불량하다"며 "범행수익이 확인된 것만 8000만 원이 넘고, 응시자들과 공모해 범행한 것을 약점 삼아 응시자들로부터 도박자금을 차용하기까지 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 피고인들은 취업, 이직, 졸업, 편입 등을 위해 부정한 방법으로 토익 시험에서 고득점을 얻고자 부정행위를 해 범행동기가 비난할 만하고, 시험의 공정성과 신뢰를 해치고 선량한 응시자들에게 박탈감을 안겨 그 피해도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A씨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1심 선고가 지나치게 가볍다며 항소했다. A씨도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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