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관문 안 열어줘서’ 70대 아내 때려 숨지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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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지난 설 연휴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60대 남성에게 1심에서 징역 10년이 선고되자 검찰이 ‘형량이 약하다’며 법원에 항소했다.
26일 서울 북부지검은 25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모(64) 씨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당시 검찰은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박씨는 설 연휴인 지난 2월 술에 취한 채 서울 성북구에 있는 자택에 들어가려 했으나 70대 아내가 현관문을 열어주지 않자 방충망을 뚫고 들어가 아내를 수십 회 때리고 방치해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30년 넘게 같이 산 배우자를 무차별적으로 잔혹하게 때려 사망에 이르게한 것으로 죄질이 극히 불량한 점,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며 진정한 사과나 반성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1심 선고 결과가 그 죄질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당시 재판에서 박씨는 “상해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손바닥으로 아내의 이마와 뺨을 몇 차례 때렸을 뿐이라며, 술에 취해 모든 일을 기억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 시신 부검 결과에 따르면 얼굴과 상·하반신, 몸통, 팔다리 등에 상처가 확인됐다”며 “피고인 주장처럼 손바닥으로 이마나 뺨을 몇 차례 때린 정도가 아니라 여러 차례 가해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30여 년간 생활을 같이해 온 배우자를 무차별적으로 가격해 상해를 입히고 결국 사망에까지 이르게 했다”며 “잔혹하고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연령과 체격 등에 비춰 범행에 취약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A 씨는 범행 이후에도 실질적인 수사 과정에서의 정황도 좋지 않은 사정이 여러 부분 확인된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에 대하여 그 죄에 상응하는 형벌이 선고될 수 있도록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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