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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보려면 돈부터 보내세요” 너도나도 이동네 집사러 몰린다 [부동산360]
부동산| 2024-07-28 06:49
서울 성동구 일대 아파트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40대 직장인 A씨는 몇 달째 갈아타기 매물을 찾던 중,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한 대단지 매물을 보려 부동산에 연락했다. 그런데 부동산에서는 “현재 호가에 집을 사려면 계약금부터 넣어야 집주인이 집을 보여줄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집값 회복세 속 찾아오는 사람은 늘다 보니, 살 사람이 아니면 아예 집도 안 보여준단 것이다. A씨는 “부동산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체감했다”고 토로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과 거래량이 살아나는 가운데, 성동구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역세권 대단지 위주로 찾는 발길이 늘어나며 최고가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일부 집주인들은 집 실물을 보여주지 않는 매도자 우위 현상까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성동구는 7월 넷째 주(22일 기준) 성동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52% 올랐는데, 이는 강남구(0.56%)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앞서 7월 셋째 주에는 전주 대비 0.6% 오르며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강북권에서는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진 셈으로, 특히 금호·하왕십리동 등의 역세권 위주로 매수세가 불붙는 분위기다.

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이날까지 약 3개월간 서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아파트 상위권에는 강동·송파구 초대형 단지뿐만 아니라 성동구 내 단지들도 포함됐다. 상위 20개 단지 중 하왕십리동 ‘센트라스’(65건)는 9위, 금호동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57건)는 12위, 행당동 ‘행당한진타운’(52건)은 20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주로 역세권 대단지 위주로 거래량과 가격이 함께 올랐다. 상승 거래뿐만 아니라 신고가 거래도 이어졌다. 가령 센트라스 전용 59㎡는 이달 6일 최고가인 14억85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전용 115㎡도 이달 3일 24억6000만원(13층)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금호동4가 ‘서울숲푸르지오2차’ 전용 84㎡는 지난 6일 19억2000만원(12층)에 손바뀜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 가격(16억7000만원·4층) 대비 2억5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113㎡은 2021년 9월 당시 최고가 25억원(5층)에 팔렸는데, 지난해 중개거래 기준 21억원대까지 실거래가격이 내렸지만 지난달 25억원(13층)에 팔렸다.

성동구 내 주요 단지는 광화문과 여의도, 강남 등으로 접근성이 좋아 직주근접 수요가 많은 편으로 여겨진다. 성동구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장마철인데도 방문하거나 문의하는 30~40대 손님이 많다”며 “상승 거래 가격이 찍히니 호가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부동산 회복세로 매수심리가 자극되며 지난해부터 집값이 오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이어 성동구 등으로 매수세가 이동했단 분석이 나온다. 성동구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4179건으로, 석 달 전(4886건)과 비교해 14.5% 감소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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