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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창문에 먼지만 가득” 싱가포르 큐텐 본사 가보니…텅 빈 ‘유령회사’
뉴스종합| 2024-08-03 16:50
큐텐 싱가포르 본사 내부. 허름한 창문 너머에 텅 빈 책상이 남겨져있다. [이영기 기자/20ki@]

[헤럴드경제(싱가포르)=이영기 기자]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로, 추정 금액 1조원의 피해를 낸 큐텐의 싱가포르 본사 사무실이 ‘텅’ 비었다. 직원은 온데간데 없고,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국내에서는 구영배 큐텐 대표의 자택을 비롯한 주요 장소에서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등 큐텐발 티몬·위메프 정산금 지연 사태는 악화일로다.

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시티에 위치한 큐텐 본사에서는 직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외부인 출입 자체가 통제되는 중이고, 18층에 위치한 사무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큐텐 싱가포르 본사 입구. 안내 직원은 없고, 방문객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영기 기자/20ki@]

안내 직원이 있어야 할 자리마저 비어있었다. 문에는 직원 대신 ‘방문객은 아래 번호로 전화하라’는 안내문만 덩그러니 붙어있었다.

화물 엘리베이터 옆 조그만 창문을 통해 보이는 사무실 내부도 마찬가지였다.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마저 풍기는 ‘유령회사’ 느낌마저 들었다. 직원들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각 자리는 비어있었다. 돌아간 채로 널브러진 의자가 직원들이 떠나기 전 미처 정리할 틈도 없었을 만큼 급박한 상황을 전하고 있었다.

큐텐 싱가포르 본사 내부. [이영기 기자/20ki@]

심지어 PC를 비롯한 사무기기를 다 빼서, 텅 빈 책상도 많았다. 또 외부인의 접근을 감시하는 목적으로 보이는 웹캠은 외부를 향하는 창문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외부인 접근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외부인 통제를 위해 사무실 밖으로 나온 큐텐 직원은 “직원들은 재택근무에 들어가서 없다. 일부 직원만 출근한 상태”라며 “(사태 해결과 관련된) 중요 인물은 없다”고만 설명했다.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큐텐 현지 직원. [이영기 기자/20ki@]

외부인을 쫓아낼 만큼 큐텐 본사 분위기는 심각했다. 실제로 큐텐은 입주 건물에 이날부터 외부인 출입을 절대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빌딩 관계자는 큐텐이 입주한 18층에 올라갈 수 있냐고 묻자 “큐텐 측에서 18층에는 외부인 접근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큐텐은 싱가포르 대규모 상업지구의 주요 건물에 입주해있다. 현지 교민에 따르면 큐텐이 있는 상업지구인 선텍시티는 국내로 치면,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에 버금가는 주요 상업지구다.

큐텐 본사가 입주한 '더 게이트웨이' 빌딩. [이영기 기자/20ki@]

또 해당 상업지구에서 큐텐이 입주한 ‘더 게이트웨이’ 빌딩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싱가포르·아시아 태평양 지사가 위치한 건물이다.

해당 빌딩에는 DHL 싱가포르 지사, 히타치 솔루션 아시아퍼시픽 지사, 미쓰비시 헤비 인더스트리 아시아 퍼시픽 지사, 미쓰비시 파워 아시아 퍼시픽 지사 등 글로벌 기업이 입주해 있다. 해당 건물의 임대료 또한 엄청날 것이라는 게 현지 교민의 설명이다.

이처럼 사건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큐텐의 싱가포르 본사에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까지 흐르는 가운데 국내 상황도 어둡다.

검찰은 1~2일 이틀에 걸쳐 구영배 대표의 자택 등 관련 장소 10곳과 큐텐테크놀로지, 티몬, 위메프 사무실 등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구영배 회장이 있는 국내 상황과 본사가 위치한 싱가포르 두 곳에서 큐텐발 티몬·위메프 정산금 지연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0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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