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D데이는 5일…이란, 이스라엘 공격 임박
뉴스종합| 2024-08-04 12:08
마이클 에릭 쿠릴라 미 중부사령관. [연합]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이르면 5일에도 공격 가능합니다. 바로 이스라엘로 출국하겠습니다.”

중동 내 미군을 총괄하는 사령관이 서둘러 중동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및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들은 이르면 5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동 담당 美 중부사령부 쿠릴라 대장 급파

미국 악시오스는 3일(현지 시간) 미국 중부사령부를 지휘하는 마이클 에릭 쿠릴라 대장이 중동에 도착했다고 미국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쿠릴라 사령관의 방문은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헤즈볼라 간 긴장이 고조되기 전에 계획된 일정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재 이스라엘이 이란 영토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수장을 살해하며 역내 긴장이 현격히 높아진 상황이다 보니 방문으로 의미가 달라졌다.

특히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 3명의 발언을 인용해 이란이 영토 내 귀빈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르면 5일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쿠릴라 중부사령관은 이번 방문을 지난 4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방어한 것과 같은 공조를 끌어내는 데 활용할 것으로 미 당국자는 예상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4월 1일 시리아 주재 영사관이 이스라엘에 폭격당하자 같은 달 13~14일 이스라엘 본토에 대규모 드론·미사일 수백발을 날렸다.

미국은 유럽 동맹국들과 주변 아랍권 우방들의 도움을 받아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미사를 거의 피해 없이 막아냈다.

‘폭풍전야’ 이스라엘 “만반의 대비하라”

당사자인 이스라엘은 ‘폭풍 전야’와 같은 분위기다. 이란은 자국 영토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일인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살해되고 헤즈볼라는 자신들의 최고위급 지휘관이 공습에 숨지자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미 하마스와 벌이고 있는 가자지구 전쟁 확전에 대한 우려와 함께 조만간 있을 수 있는 이란과 헤즈볼라의 공격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에 이스라엘 관리들은 주민들에게 주택 내 안전한 대피 공간(안전실)에 음식과 물을 준비할 것을 촉구했다.

구급대원들은 전면전 발생을 가정한 비상 훈련을 실시했고, 헤즈볼라 본거지인 레바논 국경과 가까운 이스라엘 북부의 의료센터들은 환자들을 지하 보호 병동으로 옮길 준비를 갖췄다.

헤즈볼라의 공습을 받은 이스라엘 북부 지역 전경. [AFP]

이스라엘 주민들은 하마스와 휴전에 곧 합의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오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하니예 암살 사건 이후 그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있다. 가자지구 전쟁이 10개월 가까이 이어지면서 주민들 역시 '전시의 일상'에 지쳐가고 있다.

전쟁 이후 거의 30만명의 이스라엘인이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간 예비군 복무를 했다. 이스라엘 북부와 남부 국경에 있는 수 만명은 피란을 떠나야 했다. 헤즈볼라가 로켓 공격을 수시로 감행한 이스라엘 북부 국경도시에서는 약 6만 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이스라엘 북부 키부츠(집단농장)인 크파르 블룸에서 일하는 엘리 라체프스키(51)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확전 가능성을 걱정했다. 라체프스키는 "우리는 항상 (헤즈볼라의) 총격을 받으며 지금까지 10개월 동안 이런 상황 속에 살고 있다"며 “집단농장 책임자들이 사태가 악화할 경우 어린이와 노인들을 남쪽으로 더 멀리 대피시킬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이란 보복, 자제하기 바라지만 모르겠다”

이란의 보복 공격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듯 보인다. 미국 정부조차도 이란이 보복 공격을 자제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 그린빌의 한 상가 앞에서 '이란이 물러서겠냐'는 질문을 받고는 "나는 그러길 바라는데, 모르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조차 중동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성요셉 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경호원들과 나오고 있다. [AP]

중동 정세는 지난달 31일 하마스의 1인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테헤란에서 암살된 후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이란은 하니예를 살해한 이스라엘을 "망나니 범죄자"라고 힐난하면서 '가혹한' 보복을 천명했다.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최고위급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를 잃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 역시 보복을 다짐한 상태다.

이란의 대규모 보복에 나서고, 중동 내 이란 대리 세력들이 이에 합세하게 되면 가자지구 전쟁을 넘어서는 광범위한 중동 전쟁이 시작될 수도 있다. 미국은 이란의 보복 임박했으며, 그 규모는 지난 4월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 당시보다 더 크고 복잡할 수 있다는 정보를 최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이란의 대규모 보복이 실제로 단행될 위험에 대비해 지난 1일 중동 지역에 해·공군 전력 증파를 결정했다. 또 탄도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갖춘 복수의 해군 순양함 및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으로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또 중동에 1개 비행대대 규모의 전투기도 추가 파견하기로 했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레바논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에게 "즉시 레바논을 떠나라"고 권고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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