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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날 수 있다" 리콜한 그 배터리회사였다…아파트 홀랑 태운 전기차 봤더니
뉴스종합| 2024-08-05 18:35
2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량 들이 전소돼 있다. 전날 오전 6시 15분께 아파트 지하 1층에서 벤츠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해 8시간 20분 만에 진화됐다. 이 화재로 지하 주차장에 있던 차량 40여대가 불에 탔고, 100여대가 열손 및 그을음 피해를 입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나 큰 피해를 일으킨 벤츠 전기차에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파라시스 에너지'(Farasis Energy·이하 파라시스)의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 배터리는 3년전 화재 가능성 때문에 리콜이 시행된 바 있다.

5일 국토교통부와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불이 난 메르세데스-벤츠 EQE 세단의 배터리 셀은 중국 파라시스의 제품이다. 이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타입이며, 정확한 모델명은 알려지지 않았다.

파라시스의 배터리 제품은 2021년 3월 화재 위험으로 중국 내에서 리콜된 적이 있다. 당시 중국 국영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은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전기차 3만1963대가 '특정 환경에서 배터리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리콜을 시행했다. 당시 파라시스는 결함을 인정하고 리콜 비용을 모두 부담했다.

파라시스는 2009년 설립된 회사로 지난해 매출(23억2000만달러, 점유율 1.8%)과 출하량(15GWh)이 세계 10위다.

벤츠와는 2018년 벤츠 모회사인 다임러와 10년간 170GWh 규모의 배터리 주문 계약을 체결한 바 있고, 2020년에는 벤츠가 9억 위안을 들여 파라시스 지분 약 3%를 인수해 배터리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의 인연이 있다.

이번 화재의 구체적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품질 문제가 불거졌던 파라시스의 제품이 탑재된 것이 확인되면서 이번 화재가 배터리 내부 단락(쇼트)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동차 배터리의 분리막은 양극재와 음극재를 분리하는 안전장치로, 이 분리막이 손상되면 양극재와 음극재가 접촉하는 쇼트가 발생하며 내부 온도가 치솟고 화재·폭발로 이어진다. 분리막 손상의 원인으로는 완충에 따른 화학에너지 평형 손상, 리튬 일부가 음극 표면에 쌓여 만들어지는 결정체(덴드라이트), 제조 불량 등이 지목된다.

국내 전기차 업계에서는 이번 화재로 전기차에 대한 공포와 수요 감소를 우려하는 한편, 중국산 배터리 탑재가 확인된 것을 근거로 국산 전기차 및 배터리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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