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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떨어트린 ‘AI 버블론’…월가, 수익성에 의구심 급증
뉴스종합| 2024-08-06 15:49
챗GPT 개발사 오픈AI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가 등락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월가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짙게 깔려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구글, 애플, 메타 등 유력 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놓으면서 AI열풍에 올라 탄 기술주 상승세가 과장됐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고 CNN, 파이낸셜 타임즈(FT) 등 외신이 (현지시간) 보도했다.

2022년 말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한 이후 빅테크 기업들은 ‘AI가 미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인프라 확대에 거액을 베팅하는 행보를 계속해왔고, 이에 대해 투자자들은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AI에 공격적인 회사들의 주가는 급상승했고 AI핵심 인프라인 GPU 시장을 틀어쥔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3조달러에 육박하는 빅테크 기업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많이 다르다. 공격 행보에 걸맞은 성과가 나오지 않자 테크 기업들의 AI 전략에 의문을 가지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 분기에도 테크 기업들은 AI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마존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2일 하루 주가가 9% 가까이 하락했는데, 핵심 사업들이 걸림돌에 직면한 상황에서 별다른 성과 없이 AI에 막대한 비용을 쓰고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AI 바람에 올라타기 위해 거액을 투자했던 인텔도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후 하루새 주가가 25% 급락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대표적인 생성형 AI 기업인 오픈AI도 챗GPT를 앞세워 사용자 기반을 확대하고 있지만 운영 측면에선 여전히 대규모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해 적자가 최대 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빅테크 기업들은 AI투자가 결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 의문은 점점 짙어지는 양상이다. 키스 와이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MS 실적 발표와 관련해 “현재 업계에서는 생성형 AI에 대한 (자본 지출) 필요성에 대해 여기에 맞는 수익이 창출될 수 있을지에 대해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주 UBS 애널리스트는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AI가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되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물었다.

헤지펀드인 엘리어트 매니지먼트는 높은 엔비디아 주가에 대해 버블이며 AI는 과장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AI가 수익을 내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를 가늠할 수 있는 예시로 CNN은 테슬라의 AI 기반 ‘완전자율주행(FSD)’을 들었다. 테슬라는 2015년부터 자율주행 기술을 회사의 핵심 사업 계획으로 홍보했으며, 짧은 기간 안에 완벽하게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그러나 FSD는 여전히 문제가 발생할 경우 운전대를 잡을 수 있는 인간 운전자가 필요하며, 출시된 지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주기적으로 안전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앞서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같은 금융 회사도 생성형 AI 인프라를 둘러싼 과열 양상에 우려를 표해왔다. 짐 코벨로 골드만삭스 글로벌 주식 리서치 총괄은 “세상에 쓸모가 없거나 준비되지 않은 것을 과도하게 구축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고 했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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