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 입찰가 22.3억~23.5억
잔금 납부 계약일부터 한 달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장주아파트인 ‘서초그랑자이’(사진) 보류지 14가구가 시세 대비 수억원 저렴하게 시장에 나와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보류지 특성상 대금납부기간이 짧지만 강남 입지인 데다 가격적 메리트가 있어 매각 가능성은 높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무지개아파트(서초그랑자이)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최근 아파트 보류지 14가구에 대한 매각공고를 올렸다. 오는 19~20일 최고가 공개경쟁입찰 예정으로 14가구 모두 전용 59㎡D타입이다. 108동 2층부터 15층까지 각 층 1호 라인 가구다. 최저입찰가는 층수에 따라 22억3300만원~23억5000만원이다.
서초그랑자이는 2021년 6월 입주한 1446가구 규모 아파트로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 CGV가 들어서 국내 최초 CGV 도입 아파트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호선 강남역이 도보 20분 거리에 있고 서이초, 서운중 등이 도보권 학군이라는 입지적 강점을 가졌다.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전용 59㎡D타입 매물은 같은 동 중층 호가가 26억원이다. 보류지가 위치한 동의 최고층수는 35층으로 15층 가구 최저입찰가가 23억500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호가 대비 2억5000만원 저렴한 셈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같은 타입 가구는 지난달 1일 24억7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실거래가와 비교해도 1억2000만원 저렴하다.
다만 보류지 특성상 대금납부기간이 한 달로 매우 짧다. 낙찰자는 입찰 시 보증금 10%를 내야 하고, 잔금 90%는 계약일로부터 한 달 이내에 지불해야 한다. 현금동원력을 갖춘 수요자들만 응찰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서초그랑자이 전용 59㎡ 전세 시세는 12억원대로 전세를 준다는 전제로 보류지를 매수해도 10억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강남역 인근 입지, 좋은 학군,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 등으로 보류지 투자 수요가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이미 몇 년 전 입주해서 거주하고 있는 단지이기 때문에 전세를 끼고 투자하려는 수요들이 있을 것”이라며 “입지가 워낙 좋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비사업 조합이 사업비 충당을 위해 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인 보류지는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부동산 호황기에는 시세 대비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어 알짜 매물로 꼽힌다. 2022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고금리발(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보류지는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애물단지 신세였지만, 최근 들어 수도권 중심 부동산 시장 회복세를 보이자 강남권 주요 단지들의 보류지 완판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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