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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하락해도 중국 보다 낫다”…진퇴양난 中 개미들 ‘안간힘’
뉴스종합| 2024-08-08 13:17
중국 상하이의 주식 전광판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미국, 일본 등에 투자한 중국 개미들은 급등락 장세에도 중국 시장보다는 해외 증시를 택하고 있다고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 윈드(Wind)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해외 투자 ETF 128개 중 127개가 5일 손실을 입었다. 중국의 주요 증권사들이 관리하는 여러 펀드들도 9% 이상 하락을 기록했다.

이같은 급락에도 중국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장쑤성 쑤저우의 고등학교 교사 장씨는 “일본 증시가 급락하며 투자한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약 3만위안(약 575만원)이 빠졌다. 4개월치 급여를 잃은 셈”이라며 “그러나 2021년 당시 A주식(중국 주식)으로 본 손실에 비하면 작은 편이다”고 SCMP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상하이종합지수가 3000선을 넘지 못해 실망했다고 밝혔다.

장씨는 일본이 더 강력한 경제 펀더멘털(기초 체력)을 갖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일본 시장이 반등할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일본 주식까지 최악의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계속 해외 시장에 베팅할 것”이라며 “그러나 국내 경제도 예의주시하며 (매수) 기회가 있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SCMP는 “침체된 중국 주식과 부동산 부문은 중국 개인투자자들에게 선택의 여지를 거의 남기지 않았으며,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서구 시장이나 아시아 중 다른 나라의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경제가 팬데믹 이전 안정세로 돌아가려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회복세는 더딘 상황이다. 올 상반기 상하이종합지수는 보합세에 머물고,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 5월 고점 대비 15% 하락했다.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빅테크 버블(거품)에 대한 우려, 일본 엔화가치의 급격한 상승 등으로 지난 5일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12.4% 급락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10% 넘게 반등했다.

암호화폐에서도 중국 개인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빼지 않으려 한다고 SCMP는 전했다.

인후이성 허페이시에 사는 익명의 중국 투자자는 2018년 자산의 거의 3분의 1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그는 5일 폭락에도 불구하고 투자금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비트코인의 가치는 낮지만 추세에 따라 등락한다”며 “미국은 9월부터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가치는 절상될 것이다. 연 20%의 복합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고 예측했다.

홍콩 컨설팅 업계에서 일하는 중국 본토 출신 올리비아 왕은 본토와 홍콩 주식이 수년간 하락세를 보이자 지난해부터 암호화폐에 1만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5일 암호화폐 가치가 30%나 폭락하자 “매우 우울했다”고 말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는 레버리지가 없었기 때문에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경기침체 공포에 따라 비트코인은 지난 5일 하루 만에 15% 폭락했으며 에테르는 20% 가까이 떨어졌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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