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여행 안 가고 햄버거도 안 먹는 미국인들…디즈니, 힐튼 등 매출 하락
뉴스종합| 2024-08-08 13:43
지난 2022년 7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월트디즈니월드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소비자들이 여가 비용 지출을 줄이면서 디즈니 테마파크, 에어비앤비, 힐튼 호텔 등 관광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연이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2분기 매출 27억5000만달러(약 3조7851억원), 주당 순이익 0.86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27억4000만달러를 소폭 상회했으나, 주당 순이익은 예상치인 0.92 달러를 하회하면서 이날 주가는 13.4% 급락했다.

디즈니 역시 주요 수익원인 테마파크 부문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이날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플로리다의 디즈니랜드와 캘리포니아의 디즈니월드 등 디즈니의 글로벌 테마파크 리조트, 크루즈 등이 포함된 체험 부문 매출의 영업이익은 3.3% 감소한 2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내 영업이익은 6% 감소한 13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디즈니랜드 등에서 판매하는 박제 동물, 장난감 및 기타 상품의 매출 역시 줄었다. 테마파크와 소매점에서 구매한 소비자 제품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고 디즈니 측은 밝혔다.

이 같은 실적에 대해 휴 존스턴 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FT에 존스턴은 식품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테마파크 등 부분의 실적이 위축됐다”며 “식품 가격 인상 등으로 소비자들이 예산을 더 신중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달러화의 강세로 고소득 여행객들은 해외로 여행을 떠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노동통계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외식물가는 전달 대비 0.4% 상승해 전체 식품 물가(0.2%)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대형 호텔체인 힐튼도 최근 분기 미국의 객실당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에 그쳐 전년 동기(5.6%)보다 성장 폭이 줄었다.

이날 실적을 공개한 힐튼의 크리스 나세타 최고경영자(CEO)은 소비가 둔화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는 “시장이 확실히 약해지고 있다”면서 “미국인들의 가처분 소득(실제 사용이 가능한 소득)이 줄었고 여행 등 소비 여력이 줄어 들었다”고 평가했다.

외식 기업들도 부진한 실적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맥도날드의 올해 2분기 매출은 가격 인상 등의 여파로 2020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2분기 글로벌 동일매장매출(SSS)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 감소했다. 해외 점포들도 직영 매장이나 로열티 수취 매장 모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 가량 줄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경제학자 마이클 피어스는 “현재 가장 큰 위험은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기 시작한 것이고, 이는 곧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소비 지출을 더욱 제한하게 만들어 악순환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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