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우크라, 러 본토 교전서 최대 10㎞ 진격”…러 “오히려 후퇴” 반박
뉴스종합| 2024-08-09 07:43
우크라이나군 제24기계화여단 소속의 한 군인이 지난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의 차시브 야르에서 러시아 진지를 향해 이젤 대전차 유탄 발사기 SPG9를 발사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에서 사흘째 전투를 벌이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최대 10㎞까지 진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전날 영상 분석을 토대로 우크라이나 장갑차가 6∼7일 국경에서 약 10㎞ 떨어진 도로를 따라 진격하고 있으며 최소 2곳의 방어선과 1곳의 진지를 뚫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내부 소식통은 우크라이나가 이 지역에서 작전을 시작한 이후 45㎢의 영토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다고 ISW는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 관료 출신 군사 블로거 미하일 즈빈추크도 텔레그램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주 3개 마을을 점령하고 더 깊이 전진하고 있으며 국경에서 약 8㎞ 떨어진 수드자 가스 시설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일부 러시아 블로거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수드자에서 약 60㎞ 떨어진 원자력 발전소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고 말한다.

반면 안드레이 벨로스토츠키 쿠르스크 부주지사는 현지 방송에 “적군이 1m도 전진하지 않고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며칠 안에 적군을 멈출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8일 성명에서 쿠르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을 격퇴하기 위한 작전을 계속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이 지역에서 병력 660명, 차량 82대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로 더 깊이 들어오는 것을 저지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접경지 수미에서 쿠르스크로 진격하려는 우크라이나군을 공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쿠르스크 외곽에 위장된 우크라이나군의 야전 탄약고를 곡사포로 파괴했고 삼림지대에 숨어 있던 우크라이나군 무리를 공격했다면서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전투가 지속되면서 쿠르스크 주민 수천 명이 대피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적십자사 쿠르스크지부는 피해 주민들에게 생필품과 식품 등 인도주의 키트를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군사 충돌 뿐 아니라 사이버 공격과 정보전도 벌어지고 있다고 러시아 당국은 주장했다. 러시아 디지털개발·통신·매스미디어부는 이날 오전 쿠르스크주 정부의 사회복지 서비스를 방해하려는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공격을 저지했다고 설명했다.

쿠르스크주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정보·심리작전센터 직원들이 러시아 군 장교를 사칭, 대피령이 발령됐다는 전화를 주민들에게 하고 있다”며 “공황에 빠지지 말라”고 당부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 자국 수미주와 맞닿은 북동쪽 접경지역 쿠르스크주에 장갑차 등을 진입시켰다.

이번 교전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공세를 시작한 이후 러시아 본토에서 벌어진 군사 충돌 중 최대 규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민간인 주거지역과 구급차 등을 공격했다며 “대규모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 공격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AP 통신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예비군을 이 지역에 끌어들여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 대한 러시아의 공세를 약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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