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푸틴 허찌른 젤렌스키 “인천상륙작전과 비슷…위험한 반격”
뉴스종합| 2024-08-12 13:43
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외곽의 자신의 거주지에서 쿠르스크 지역의 상황에 대해 안보리 상임이사국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로 진격하는 역습을 감행하면서 2년 반동안 이어진 전쟁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쿠르스크주(州)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서 FT 취재진과 만난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은 여러 부대가 번갈아 가며 쿠르스크로 투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일 이후 이미 세 차례나 국경을 넘어 작전을 벌였다는 우크라이나군 병사 데니스는 "우리는 더 깊이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측이 예비병력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우크라이나군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데니스가 속한 부대는 도네츠크주 동부에 배치돼 있다가 이번 공세에 참여하기 위해 최근 이곳으로 이동해 왔다고 한다.

또 다른 병사 코스챤틴은 기습 작전의 초반부가 성공하면서 "사기가 정말로 높아졌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을 비롯한 러시아 군수뇌부는 쿠르스크주의 상황이 통제하에 있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군을 폭격하는 전투기와 헬기 등의 영상을 배포하고 있다.

하지만, 진위 확인을 거친 영상과 사진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우크라이나군은 국경에서 30㎞ 이상 떨어진 곳까지 진격해 쿠르스크주의 소도시 수드자와 주변 여러 마을을 장악하며 점령지를 넓혀가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0일 밤 영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 본토 공격을 처음으로 확인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정의를 회복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침략자에게 필요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보장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쿠르스크의 러시아군이 올해 여름에만 2천차례에 걸쳐 국경 너머 우크라이나 수미주를 공격했다면서 "야포와 박격포, 드론(무인기) 그리고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 그런 공격들에는 각각 합당한 대응이 있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 작전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러시아 땅을 계속 점령할 수 있다면 향후 러시아와 종전 및 영토반환 협상을 벌일 때 유용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면서 전쟁이 더욱 격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마이클 클라크 특별연구원은 10일 일간 더타임스에 실린 기고문에서 "러시아 침공은 지금껏 젤렌스키가 내린 가장 위험한 결정"이라면서 "러시아 정부는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이번 (본토) 침입을 끝내는 것 외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아직은 선전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은 (러시아군의) 압도적 숫자가 전투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에 침입한 상황이 계속되는 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만이 이와 비슷할 정도로 위험한 반격 전략이었다. 하지만 인천상륙작전과 달리 이번 역공은 전쟁을 뒤집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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