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5억 전세 살던 세입자가 주택 매수
  희소성 갖춰 젊은 자산가 투자 수요↑

서울 용산구 나인원한남 아파트. [뉴시스]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30대 고액자산가들이 초고가주택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가운데, 지난달 110억원 신고가에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 206㎡를 전액 현금으로 사들인 매수자 또한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희소성을 갖춰 투자가치가 높은 초고가주택 수요가 꾸준히 지속되며 젊은 자산가들의 매수 사례도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15일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나인원한남 전용 206㎡는 지난달 31일 110억원에 매매됐는데 1985년생 A씨와 B씨가 공동명의로 매수했다. 별도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지 않아 전액 현금으로 거래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9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A씨는 지난 2022년 6월부터 보증금 75억원에 해당 주택에 거주해왔는데 2년 계약 만기가 도래하면서 전세로 살던 주택을 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 소유주는 2021년 3월 나인원한남을 43억원에 분양받았는데 약 3년 만에 67억원의 시세차익을 봤다. 나인원한남 전용 206㎡의 직전 최고가는 지난 4월 초 거래된 103억원으로 이보다 7억원 웃돈을 얹어 매도했다.

이 밖에도 젊은 자산가들이 강남, 용산 등 주요 지역의 초고가주택 매입 소식은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가수 장윤정, 아나운서 도경완 부부 소유의 나인원한남 전용 244㎡를 1989년생 30대가 120억원 전액 현금으로 매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 2월 80억원에 거래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용 196㎡ 매수자 또한 30대 초반(1992년생)이었다.

이른바 ‘영리치’들의 초고가주택 매입이 늘어나는 건 희소성, 상징성 등으로 서울 주요 지역의 수십억, 수백억대 주택을 유망한 투자자산으로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고급주택을 주로 중개하는 박용훈 (주)안부동산 중개법인 대표는 “현장에서 최근 거래를 보면 매도자는 50~70대가, 매수자는 20~40대가 가장 많다”며 “호화 커뮤니티를 통한 정재계 인사들의 입주민 소모임, 한국사회에서 증명된 아파트라는 상품의 자산가치 등으로 젊은 부자들의 고가주택 매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 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젊은 자산가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투자 성향을 갖고 빠른 판단을 하는 양상”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10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는 총 13건으로 한남동 소재 아파트(6건)가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나인원한남 전용 273㎡가 지난달 22일 220억원에 직거래 되며 올해 아파트 거래 최고가를 기록했고, ‘한남더힐’ 전용 240㎡는 지난 4월 120억원에 거래됐다. 그 밖에 성동구 성수동의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98㎡가 지난달 4일 145억원에 거래되는 등 성수, 압구정, 청담 등 지역에서 100억원 이상 거래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