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프리미엄차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이른바 ‘독일차 3사’로는 메르세데스-벤츠·BMW와 함께 ‘포르쉐’가 빠지지 않고 꼽힌다. 지난해 기준 연간 판매량은 1만1355대. 성공한 수입차 브랜드를 상징하는 ‘1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올해도 7월까지 4575대가 판매되며 순항하고 있다.
포르쉐 인기의 중심에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카이엔(사진)이 있다. 카이엔은 현재 국내 포르쉐 판매량의 40% 가량을 차지한다. 포르쉐도 지난해 3세대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호에 대응하고 있다. 부분 변경이지만 가장 많은 투자가 들어간 모델로 알려져 있다.
최근 서울에서 경기 성남시를 거쳐 이천시까지 이뤄진 약 60㎞ 주행을 통해 차량의 매력을 살펴봤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실내다. 운전석에는 곡선형의 12.65인치 풀 디지털 계기판을 새롭게 탑재했고, 동승석에는 10.9인치 디스플레이를 넣어서 1열에서의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강화했다. 수평으로 이어지는 대시보드 아래는 센터디스플레이가 위치한다.
또한 아날로그와 디지털 버튼이 혼용된 공조와 시트·음량조절 버튼과 다이얼도 자리하고 있다. 포르쉐가 자랑하는 ‘포르쉐 드라이버 익스피리언스’다. 물리 버튼 없이 터치로 구성되는 조작버튼들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편리했다. 차량은 스포티파이, 애플뮤직과 같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앱을 지원하면서 연결성도 한층 높였다.
공기 정화 시스템도 더욱 강화했다. 차량에 탑재된 공기정화 시스템은 실내외 공기 질을 센서가 감지해 모니터에서 오염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오염 수치가 높아질 경우에는 공기 재순환 기능을 차량이 스스로 활성화하면서 오염도를 낮춰준다.
동력성능도 우수하다. 파워트레인은 3.0ℓ V6 터보 엔진을 탑재하면서 최고출력 360마력, 최대토크 51㎏.m의 성능을 발휘한다. 또 최상위 모델인 카이엔 터보 GT의 경우에는 4.0리터 V8 바이터보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673마력, 최대토크 86.7㎏.m까지 주행성능이 향상한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은 GT 모델 기준 3.3초에 달한다. 그러면서도 고급 차답게 주행 중 꿀렁임이나 속도상 이질감이 전혀 없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가속이 발군이다.
특히 이번 부분 변경을 통해서 주행성능에 걸맞은 단단한 하체를 더한 점도 주목된다.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은 리바운드와 컴프레션 스테이지가 분리된 2챔버, 2밸브 기술을 탑재했다. 기존 3세대 카이엔에 들어갔던 1밸브와 비교했을 때, 저속 안정감과 코너링, 주행 정밀도가 개선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은 주행 정밀도와 성능을 향상시키고 역동적인 주행 상황에서 차체 움직임을 줄여준다. 서스펜션은 노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등으로 주행 상태를 변경할 수도 있다. 실제 승차감에서는 단단한듯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외관 역시 카이엔 만의 매력이 돋보인다. 부분 변경 모델에서는 아치형 윙이 더욱 부각되면서, 전체적으로 세련된 인상을 준다. 전면부 조명은 기본 사양으로 적용된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포르쉐 고유의 4점식 디자인을 더했다. 부분 변경 전에는 메인 조명 하나가 중앙에 위치했는데, 부분 변경 모델에서는 4부분에서 메인 헤드라이트가 나눠서 분출되는 구조다. 헤드라이트에는 미세 LED 헤드라이트가 함께 발광하면서 밝은 시야감을 제공한다. 럭셔리 차량의 매력과 함께 안정적인 주행감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신형 카이엔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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