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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비즈] 한중 교역 요충지 산둥성, 최선의 활용법은
뉴스종합| 2024-08-27 11:29

일명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발 이커머스 플랫폼을 둘러싼 관심과 논란이 국내서도 뜨겁다. 이들은 초저가 전략으로 한국의 이커머스 기업들을 위협하지만, 직구 상품들에 대한 유해 물질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고 있음은 분명하다.

알·테·쉬 중 맏형 격인 알리익스프레스는 2018년 이미 한국에 진출했다. 진출한 지 5년이 넘은 지금 갑자기 큰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대폭 줄어든 배송기간에 있다. 기존에 2~3주 걸렸던 배송기간이 3~5일로 크게 단축됐다. ‘5일 배송’을 가능케 한 비결은 바로 산둥성에 있다.

중국 산둥성은 칭다오·웨이하이·옌타이 등 대규모 항구가 7개나 위치한 해상 물류의 요충지다. 탄탄한 물류 인프라와 한국과의 지리적 근접성에 주목한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산둥성 웨이하이와 옌타이에 한국 전용 대규모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웨이하이·옌타이 등 산둥성 항구에서 우리나라 인천·평택항까지는 배로 약 12시간이면 도착한다. 오후 9시에 물건을 실어도 다음 날 아침 9시면 한국에 도착하니, 세관 통관과 한국 국내 운송 기간을 더해도 5일 배송을 하기 충분한 시간이다. 하물며 이제는 중국 내 물류센터뿐만 아니라, 한국 내에도 자체 물류센터를 건설해 물류 효율을 높이겠다고 나서니, 앞으로 중국 이커머스의 영향력이 얼마나 커질지 두려움마저 든다.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산둥성의 물류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 가운데 역으로 우리 기업들도 중국 시장 진출에 산둥성을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한국과 가장 가까운 중국 지역인 산둥성은 우리 기업이 중국 진출 시 활용하기 좋은 요충지다.

한국과 산둥성을 잇는 최단 거리는 약 94해리(174㎞)다. 서울에서 부산이 직선거리가 약 320㎞인 것을 생각하면 그 거리가 얼마나 가까운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지리적 근접성을 활용해 기업의 물류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단시간 내 운송이 가능해, 신선도가 중요한 식품 등의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이 활용할 여지가 많다.

산둥성은 문화적 배경에 있어서도 한국과 유사한 점이 많아 무역 거래 시 소통이 쉽고, 함께 발전해온 교류의 역사가 깊어 산업구조상 상호보완성이 강하다. 지난 1992년 한중수교 이전인 1989년 중국 진출 1호 한국 기업이 칭다오에 제조 법인을 설립했으며, 1990년 9월 양국 간 최초로 개설된 해상 항로인 인천-웨이하이 항로는 양국 교류에 있어 주요한 역할을 해왔다.

최근 들어 한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 의사가 이전과 같지 않음을 느낀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14억 인구의 매력적인 소비시장이며,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우리 경제와 뗄 수 없는 존재다.

통일신라 시대 해상왕 장보고가 산둥반도를 발판으로 바다를 오가며 중국과의 활발한 교류를 펼칠 때부터 10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산둥성은 한중 교역에 있어 요충지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우리 기업이 한국과 가장 가까운 중국인 산둥성을 거점으로 활용해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려보길 기대한다.

장채영 코트라 칭다오무역관 과장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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