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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페어 큰손’ 온다, 9월 유통가는 미술 삼매경 [언박싱]
뉴스종합| 2024-08-29 11:10
지난해 ‘프리즈 서울 2023’을 기념해 서울신라호텔 로비에 선보인 이배(Lee Bae, 1956~ ) 작가의 회화 작품 사진. [신라호텔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내달 4일 동시 개막하는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를 앞두고 패션·백화점·면세점 등 유통업계가 대대적인 예술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미술 애호가들과 아트슈머(미학·문화적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예술 마케팅이 눈길을 끈다. K-패션의 내일을 살필 수 있는 서울패션위크가 내달 3~7일 열리면서 볼거리가 더욱 풍성한 한 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술 마케팅은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고,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 장기적으로 충성 고객을 양산하는 방법 중 하나다. 이런 이유로 미술과 브랜드의 접점을 찾으려는 시도가 업계를 불문하고 계속되고 있다.

코오롱FnC는 5일 업사이클 패션 브랜드 래코드를 통해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지난해 우한나, 송민정, 양윤화 작가와 강문식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아티스크 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제공]

패션·뷰티업계도 직간접적으로 미술 세계에 발을 들인다. 아모레퍼시픽은 내달 3일 프리즈 VIP 대상으로 자체 미술관 투어를 무료로 진행한다. 코오롱FnC는 5일 업사이클 패션 브랜드 래코드를 통해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아티스트 토크 프로그램을 연다. 지난해 프리즈 아티스트 어워드 수상자인 우한나, 송민정, 양윤화 작가와 강문식 디자이너가 참여한다. 기존 옷감이나 소재를 재활용해 작품을 만드는 이들과 래코드의 브랜드 정체성인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할 계획이다.

백화점 업계도 자체 전시에 나섰다. 프리즈 기간 유명 화랑들은 수십억원대 작품을 거래하며 수익을 낸다. 백화점도 자체 갤러리를 통한 소싱 역량에 집중하고 있다. 작품 판매를 통한 수입을 낼 수 있어서다.

시그니엘 서울과 프리즈 서울이 함께하는 객실 패키지. [롯데호텔 제공]

3년째 키아프 공식 후원사인 현대백화점은 내달 8일까지 전 점포에서 회화, 판화, 조각 등을 선보이는 아트페어 ‘더현대 아트 스테이지’를 운영한다. 프리즈 전시장인 코엑스 인근 무역센터점에서는 27일부터 김환기, 박서보 등 한국 미술 거장과 현대미술가들의 작품을 다룬 ‘슈퍼콜렉터전’을 연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서 29일부터 11월 3일까지 세계적인 신예 예술가 갈리나 먼로의 한국 첫 개인전을 시작한다. 프리즈 기간인 6일에는 영국 팝아티스트 필립 콜버트의 전시 시작과 함께 당일 작가가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를 준비 중이다.

신세계는 자체 청담 갤러리에서 5일부터 11월까지 미국 대표 작가 스털링 루비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신세계면세점은 한국을 찾은 관람객을 겨냥해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단색화 거장 고 박서보 화백과 캐릭터 폴앤바니와 함께하는 아트 프로젝트를 내달 24일까지 전개한다.

신세계면세점이 박서보 화백x폴앤바니 협업으로 인천공항 전시.[신세계면세점 제공]

업계 관계자는 “소비력이 큰 미술 애호가들이 방문하는 만큼 9월은 유통사들이 가진 역량과 콘텐츠를 소개할 기회”라며 “세계적인 작가들의 전시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업계는 예술친화적인 호텔로 거듭나기 위한 ‘아트캉스’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중이다. VIP 투숙객의 증가가 성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서울신라호텔의 지난해 프리즈 기간 객실 투숙률은 전년 대비 20%, 식음 매출은 50% 증가하며 ‘아트 특수’를 누렸다. 올해는 한정판 에코백 증정에 이어 주요 갤러리 도록을 비치한다. 호텔롯데가 운영하는 시그니엘 서울은 객실 1박과 함께 프리즈 VIP 입장권 또는 프리뷰 패스를 제공하는 패키지를 판매한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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