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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하이브리드 14차종으로 확대…‘전기차 캐즘’ 정면 돌파
뉴스종합| 2024-08-29 11:47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중장기 전략인 ‘현대 웨이’를 전격 발표한 가운데 전기차 시장의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침체기)을 정면돌파하고, 글로벌 모빌리티와 친환경 에너지 톱티어 기업으로서의 입지 공고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현대차는 전날 발표한 현대 웨이를 통해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을 지향하면서 앞으로 10년간 공격적으로 120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발표한 향후 10년(2023~2032년) 투자액 109조4000억원 대비 10% 가량 늘어난 액수다. 구체적으로 차량 개발과 양산 측면에서는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전략을 강화하면서 배터리 내재화를 비롯한 전동화 전략도 가속화한다는 ‘양면 전략’을 내세웠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날 “현대 웨이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현대차만의 유연한 대응 체계로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해 나가는 전략”이라면서 “모빌리티와 에너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완성차 제조를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로의 확장을 추진해 게임 체인저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빌리티 부분에서 현대차는 오는 2030년까지 555만대의 연간 판매량을 달성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한다. 현대차·제네시스를 포함한 판매량으로 지난 2023년 판매 실적(421만대) 대비 약 30% 이상 많은 물량이다.

각종 외부 변수에도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차량 판매에 더욱 힘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부문에서 2030년까지 21개 라인업을 선보이면서 연간 판매량 200만대를 채우기로 했다.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 69만대, 유럽에서 46만7000대를 각각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하이브리드차는 오는 2028년 연간 133만대 판매를 목표로 내세웠고 차종은 소형, 대형, 럭셔리 차급까지, 7차종에서 14차종으로 확대한다. 제네시스도 전 차종(전기차 전용모델 제외)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기술적으로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TMED-Ⅱ를 2025년 1월부터 양산차량에 적용한다. 올해 12월 완성하는 의왕연구소 내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을 기반으로 배터리 내재화에 속도를 낸다. 보급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등 다양한 솔루션도 제공해 나간다.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각각 적용한 EREV(Extended Rane Electrified Vehicle)도 선보인다. EREV는 완충 시 900㎞ 주행이 가능한 신기술이다. 2026년 말 북미와 중국에서 양산을 시작해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수소 에너지 부문에서는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에너지 모빌라이저’ 전략을 추구한다.

미국 조지아주의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친환경 물류체계인 ‘HTWO 로지스틱스 솔루션’을 올해 말까지 도입하고 HMGMA를 중심으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자동차를 넘어 트램, 선박, 경비행기, 발전기, 중장비 등 다양한 분야로 연료전지 시스템 라인업도 확대해 나간다.

또한 현대차는 이날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환원 정책을 골자로 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TSR(총주주환원률) 기준 주주환원 정책 도입을 비롯해,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 목표 등을 제시하고, 향후 3년간 4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주당 최소배당금 1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한편 최근 현대차·기아가 스탠더드앤푸어스(S&P), 무디스(Moody‘s), 피치(Fitch)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올 A등급(트리플 크라운)을 획득하면서 현대차·기아의 투자전략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날 AP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 야후 파이낸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블로그 등 주요 외신은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신용등급 상향 트리플 크라운 소식을 비중 있게 게재했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신용등급 상향은 한국자동차 브랜드 역사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이며,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에서 현대차·기아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현대차와 기아가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 리더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고 전했다.

서재근·김성우 기자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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