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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도강도 최고점 90%까지 회복”
부동산| 2024-08-30 11:20
26일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노원아이파크’ 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모습 정주원 기자

“2022년 최고점 찍고 바닥 갔다가 다시 한창 때로 올라가는 중이에요. 국민평형(전용 84㎡) 기준 매매가 최고 10억을 넘었던 단지가 현재 8억원 후반에서 9억까지 올랐네요. 90%까지는 회복된 모습이에요.” (서울시 도봉구 창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영끌족의 무덤’이라 불리며 가파른 집값 하락세를 보였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분위기가 반전하고 있다.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주요 지역의 집값 회복세가 비(非)강남권으로 확산하며 노도강도 상승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기자가 찾은 도봉구 창동·노원구 상계동 일대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은 여름 들어 급매 위주로 신고가를 경신하는 양상이 뚜렷해졌다고 전했다.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남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도달했다”며 “비강남권 아파트 상승세와 매물 감소의 영향으로 급매 거래가 높은 가격에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도봉구 창동 ‘신도브래뉴1차’ 전용 121㎡는 이달 10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2020년 6월 같은 타입 매물이 최고가 9억원에 거래됐는데 1억1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인근 창동 ‘북한산아이파크’는 전용 134㎡가 지난달 11억8000만원에 매매계약을 맺어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올해 들어 같은 타입 거래가가 3월 10억2000만원→4월 10억4000만원→6월 11억2000만원 등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현장에서는 이 같은 신고가 소식이 잇따르며 호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봉구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창동역 일대 아파트들이 전용 100㎡이상 기준으로 급매 가격이 10억원을 넘어간다. 6~7월 들어 급매가 다 나가고 현재 남아있는 급매는 한 두 개 뿐이다 보니 호가는 13억원보다 높아진 상황”이라며 “전세 가격은 꾸준히 올라가고 수요도 많아지다 보니 매매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개발 호재도 아파트값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곧 창동역에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이 들어올 예정이고 창동차량기지와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이전도 확정돼 약 25만㎡ 부지 개발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바로 옆 동아청솔도 1997년 건축된 오래된 아파트인데 이런 영향을 받아 거래량도 늘고 가격도 오름세다”고 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동아청솔아파트’의 매매 거래량은 올해 41건으로 2022년 한 해 거래량이 5건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크게 늘었다.

노원구도 집값 회복세와 더불어 영끌족 수요가 다시금 살아나는 분위기다. 상계동 ‘한일유앤아이’ 전용 114㎡가 지난 10일 신고가 10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처음으로 10억원선을 넘겼고, 인근 ‘포레나노원’ 전용 84㎡가 이달 최고가 12억원에 매매계약을 맺는 등 상승거래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상계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젊은 수요자들은 타 지역 대비 상대적으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서울 아파트를 사려고 한다”며 “현재 건설비용 상승과 분담금 증가로 (노원 일대) 재개발, 재건축 이슈가 답보 상태여도, 정책적으로 성사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안전한 아파트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반등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이러한 현장 분위기와 관련해 서울 안에서도 가격이 저렴하고 투자 부담이 덜한 노도강 일대로 주택 가격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전세 가격 상승에 따른 불안과 금리 인하에 따른 가격 상승 우려로 실수요자의 매수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노원구는 재건축 기대감도 높아 영향이 크다”고 했다. 신혜원·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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