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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SAF’ 급유한 여객기 뜬다
뉴스종합| 2024-08-30 11:36

앞으로 일부 국제선 여객기 연료의 일정 비율 이상이 폐식용유와 팜유, 바이오디젤 등 ‘지속가능항공유(SAF)’로 채워진다. ▶관련기사 2면

정부는 SAF를 활용한 상용 운항을 시작으로 오는 2027년부터 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에 SAF 혼합유 사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SAF가 급유된 서울-파리 국제선의 경우, 항공료가 6000원 가량 비싸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는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SAF를 활용한 국제 노선 정기 운항을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누리집에 ‘세계 20번째 SAF 급유 국가’로 등재돼 국제 항공 탄소 감축에 한발짝 다가서게 된다.

SAF는 화석연료가 아닌 바이오 기반 원료로 생산한 기존 항공유와 화학적으로 유사하고 항공기의 구조변경없이 사용가능한 친환경 항공유를 말한다. 기존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평균 80%까지 줄일 수 있어 전세계 19개 국가에서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SAF 급유 상용운항을 시행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SAF 혼합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항공유 수입국인 미국은 2050년까지 일반 항공유를 100% SAF로 대체하기로 했다. 유럽은 내년 2%를 시작으로 2050년까지 모든 항공유의 70% 이상을 SAF로 사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SAF 혼합유는 작년 국내 화물기에 급유돼 6회 시범 운항 한 바 있으나, 승객을 태운 여객기의 상용 운항에 활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대한항공의 인천발 일본 하네다 노선 항공편을 시작으로 ▷티웨이항공(인천∼구마모토) ▷아시아나항공(인천∼하네다) ▷이스타항공(인천∼간사이) ▷제주항공(인천∼후쿠오카) ▷진에어(인천∼기타큐슈)가 올해 4분기까지 순차적으로 SAF 급유를 시작한다.

6개 항공사는 SAF가 1% 혼합된 연료를 주 1회 급유해 운항하게 된다. SAF는 국내 정유사와 구매 계약을 체결해 공급받는다.

나아가 정부는 ICAO의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가 의무화되는 2027년부터 국내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의 SAF 1% 혼합 급유 의무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작년 국적사 운송량을 기준으로 1% 혼합 급유가 의무화될 경우 연간 약 16만톤의 탄소배출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이는 국내 승용차 5만3000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에 해당한다.

현재 SAF의 시세가 일반 항공유의 2∼3배 수준인 만큼, SAF 혼합 의무화가 항공 운임에 미칠 영향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운수권 배분 시 운임 인상 정도 반영, 항공사의 공항시설 사용료 인하, SAF 이용 승객에 대한 혜택 제공 등 방안을 구상 중이다.

SAF의 생산·공급·기술 개발 전 주기에 걸친 지원책도 마련한다. 이를 통해 세계 1위 항공유 수출국으로서 글로벌 SAF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산업부는 국내 기업의 SAF 생산공장 신설 투자 등에 대한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투자가 확정될 경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인허가 절차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폐식용유 외 다양한 원료를 기반으로 SAF를 생산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및 해외 바이오자원 공동 조사에 나서고, 국내외 기업과 석유공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 원료 확보·저장·유통 인프라 구축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기후위기 대응과 항공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국제항공 탄소감축의 핵심수단인 SAF 사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라며 “국제항공 탈탄소 정책을 적극 추진하여 우리나라가 항공분야 탄소중립 선도국가로서의 위상을 확립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우리가 항공유 수출 1위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강화하기 위해서는 향후 국내 항공유와 SAF의 원스톱 공급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정유·항공업계와 긴밀한 협업체계를 구축해 추가적인 지원방안도 지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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