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국정원 선생님들 놀랐을 것"...한우, 삼겹살 처음 접한 탈북민의 반전 입맛
뉴스종합| 2024-09-03 09:27
[탈북민 김영철 유튜브채널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남한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이 처음으로 한우와 삼겹살을 먹었던 경험을 소개했다.

탈북민 김영철(55)씨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하나원 입소를 앞두고 난생 처음 한우와 삼겹살을 먹은 적이 있다”며 남한에서 처음 고기를 맛본 때를 떠올렸다.

황해남도 해주에서 도소매 장사를 하던 김씨는 42살이던 2011년 가족 9명과 쪽배를 타고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탈출했다. 14년째 남한 생활 중인 그는 현재 경기 김포에서 사업체를 운영 중이다.

김씨는 “북한에는 숯이 없고 전기도 잘 들어오지 않으니 고기를 구워도 부뚜막 연탄불에 구웠다. 그런데 북한에서 남한 방송을 보니 숯불고기를 먹더라”라고 했다.

그는 “탈북 후 90일간 조사를 받았다. 그러다 하나원 입소를 앞두고 국정원 관계자들이 고깃집엘 데려가서 그때 숯불고기를 처음 먹었다”고 했다.

국정원이 김씨를 데려간 곳은 출입구에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세워져 있는 전통 가옥 스타일의 식당이었다고 한다.

김씨는 “유명한 한우집이라며 국정원 선생님들이 한우를 구워주는데 피가 ‘뻘깃뻘깃’ 하더라. 그런데 그게 다 익은 거라며 빨리 먹으라더라. 소고기는 더 구우면 질겨진다면서”라고 전했다.

그런데 김씨는 “한우를 먹었는데 맛이 이상하더라 비릿하고. 우리 다 맛없어서 안 먹겠다고 했다”라며 한우를 처음 맛 본 소감을 전했다.

그는 “국정원 선생님들이 본인들도 잘 먹지 못하는 고급 한우라며 재차 권했지만, 맛없어서 먹을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값 비싼 한우 고기를 마다한 김씨 가족은 이튿날에 입에 딱 맞는 고기 맛을 찾았다.

다음날 국정원 관계자들이 김씨 일행을 데리고 간 곳은 돼지고깃 집이었다.

김씨는 “그때 삼겹살을 처음 봤다. 분명 돼지고기인데 그런 부위는 처음 봤다. 설명해줘도 모르겠더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겹살은 무진장 먹었다”며 “아마 국정원 선생님들도 놀랐을 것이다. 한우는 안 먹는데”라고 전했다.

김씨는 이후 6개월 간 돼지고기만 먹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한민족은 배고픈 민족이었다. 한반도에 지금처럼 잘 살았던 때가 없다"라며 남한에 데려온 자녀들에게도 '로또 사지 마라. (이미 행운을 잡아서)절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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