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세계 미술계’ 눈 향한 서울…아트페어 ‘키아프리즈’ 개막
라이프| 2024-09-04 09:28
지난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 행사 전경. [프리즈]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서울이 홍콩의 아성을 넘어 아시아 미술 시장의 ‘바로미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전 세계 미술 시장에 먹구름이 짙어지는 가운데 서울에 ‘큰 판’이 벌어진다.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과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이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나란히 개막한다. 프리즈 서울은 7일, 키아프 서울은 8일까지다.

이번 행사는 지난 3월에 열린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 ‘아트바젤 홍콩’이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 실적을 기록한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대형 글로벌 이벤트다. 덕분에 올해 행사야말로 한국 미술과 미술 시장의 ‘진짜 체급’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프리즈 서울은 올해로 3번째를 맞이한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독일 베를린 갤러리 스프루스 마거스가 프리즈 서울에 출품한 조지 콘도의 ‘자화상’(2024). [스프루스 마거스]

실제로 세계 미술계의 시선은 서울로 몰려 있는 상태다. 당장 미국 구겐하임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MoMA), LA카운티뮤지엄(LACMA)을 비롯해 프랑스 퐁피두센터, 영국 테이트와 서펜타인 갤러리, 캐나다 국립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 관장과 큐레이터가 서울을 찾았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대만, 홍콩,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컬렉터들의 발걸음도 서울로 향했다. 프리즈 서울의 패트릭 리 서울 디렉터는 “이제 프리즈 서울은 글로벌 아트 캘린더에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리즈 서울은 32개국에서 112개의 갤러리가 참여한다. 규모 측면에서 지난해와 유사하다. 참여 갤러리 중 63%가 아시아권 갤러리다. 올해 신규 참가하는 갤러리는 23곳으로 이 중 상당수는 이번이 서울에서 갖는 첫 전시다.

갤러리현대가 프리즈 서울에 출품한 전준호의 ‘광휘’(2024). [갤러리현대]

올해도 세계 정상급 갤러리들이 참가하면서 전시장은 그야말로 동시대 현대미술의 보고가 된다. 가고시안은 데릭 아담스를 비롯해 마우리치오 카텔란, 백남준을, 하우저앤워스는 루이스 부르주아, 니콜라스 파티, 에드 클라크의 작품을 가져왔다. 페이스는 이우환의 1980년대 주요 회화 작품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리만머핀은 김윤신, 성능경, 서도호, 이불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4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스프루스 마거스는 조지 콘도, 존 발데사리, 제니 홀저, 바바라 크루거, 스털링 루비, 이미래의 작품을 조명한다. 글래드스톤은 리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여는 아니카 이를 대표 작가로 내세운다. 국내 갤러리로는 갤러리현대가 전준호의 솔로 부스를 마련하고, 국제갤러리는 한국 단색화의 거장인 박서보, 하종현과 현대미술을 이끄는 양혜규, 강서경, 이광호 등 작가들을 소개한다.

고대 거장부터 20세기 후반까지 작품을 선보이는 ‘프리즈 마스터스’는 아시아 갤러리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우손갤러리, 학고재, 가나아트에서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를 조명한다. 도쿄갤러리 + BTAP도 박서보, 최명영, 이진우 등 작품을 소개한다.

지난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 서울 행사 전경. [키아프]

올해로 23회를 맞은 키아프 서울은 국제 아트페어로서 경쟁력을 키웠다. 국내 갤러리 132곳을 비롯해 총 22개국 206개 갤러리가 참여하는데, 이 중 3분의 1 이상이 해외 갤러리다. 전시 공간도 확장했다. 코엑스 1층의 A, B홀을 비롯해 그랜드볼룸, 2층 더 플라츠 등이 추가됐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은 “지난해보다 공간은 넓어졌지만 심사를 까다롭게 해 참가 갤러리 수를 줄여 관람 환경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메인 섹션인 ‘갤러리 섹션’에는 165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국제갤러리는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을, 리안갤러리는 오랜 시간 축적된 색채의 섬세한 투명성에 주목하는 김택상을 선보인다. 학고재는 지근욱과 박광수 등 신진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리안갤러리가 키아프 서울에 출품한 김택상의 ‘A sky full of stars 24-3’(2024). [리안갤러리]

14개 갤러리가 각각 한 작가에 집중한 부스를 꾸린 ‘솔로 섹션’, 운영 기간이 10년 미만인 신생 갤러리를 위한 ‘플러스 섹션’에서는 톡톡 튀는 젊은 작가의 작품과 갤러리의 활기찬 기획력이 돋보일 전망이다.

특히 키아프 서울은 올해 신진 작가의 발굴에 신경을 썼다. 한국 미술의 내일을 이끌어갈 주역들을 적극 소개하기로 한 것. ‘키아프 하이라이트 어워즈’에 이름을 올린 강철규, 최지원, 페이지 지영 문 등 세미파이널리스트 10인의 작품을 각 소속 갤러리 부스에서 만날 수 있다.

한편 ‘키아프리즈’ 개막 기간 서울 한남동과 삼청동에서는 갤러리와 미술관이 밤까지 전시장 문을 열고 토크 프로그램, 퍼포먼스, DJ 파티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연다. 지난 2일과 3일에는 각각 을지로와 한남동에서 ‘을지로나이트’와 ‘한남나이트’가 진행됐다. 4일에는 삼청동 일대, 5일에는 압구정·청담동 일대에서 나이트 행사가 열린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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