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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의 시대…이젠 TSR을 보자 [투자360]
뉴스종합| 2024-09-04 17:00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시행 후 상장사들이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하는 가운데 총주주수익률(TSR·Total Shareholder Return)을 기준으로 삼는 곳들이 등장하고 있다. TSR은 주주환원율을 아우르는데다 기업성장까지 감안한 종합적 수치로 밸류업 취지에 더 부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한 코스피 상장사는 8개다. 이중 주주환원 계획으로 주주환원율을 제시한 곳은 6개다. 처음 발표한 키움은 30%이상을 잡았고 이어 ▷콜마홀딩스(50%) ▷우리금융지주(50%) ▷신한지주(50%) ▷DB하이텍(30%이상) ▷미래에셋증권(35%이상)이 목표치를 드러냈다. 나머지 두 곳(메리츠금융지주·현대자동차)은 주주환원율 대신 총주주수익률을 기준으로 밸류업 이행 계획을 밝혔다. 메리츠금융은 50%이상을 현대차는 35%이상을 제시했다.

주주환원율은 기업이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쓴 돈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다.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 매입을 할수록 수치가 높아진다. 대부분 상장사들이 이를 기반으로 주주환원 정도를 드러낸다. 다만 주주들에게 핵심 가치인 주가 수익률은 빠져있다. 기업의 성장을 담아내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경영자들이 단기성과를 내기 위해 주주환원율을 높이기도 한다. 이 경우 연구개발(R&D) 등 경쟁력 확보에 소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고 올리지만 무한경쟁 시대에 R&D도 해야하고 글로벌 넷제로(Net Zero) 등에 안일한 사이 중국 등에 따라잡힐 수 있는 환경”이라며 “주주환원율이 높다고 해서 주주, 특히 장기주주에게 좋은 기업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고 했다.

TSR은 배당과 함께 주가(시가총액) 성장률까지 아우르는 지표다. 주주가 일정 기간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획득할 수 있는 모든 가치(배당·주가)의 총합을 시가총액 대비 비율로 환산한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따른 주가 상승분에 더해 배당액이 포함돼 주주환원율을 포괄하는 수치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본격 TSR을 도입한 상장사다.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을 최소 25%로 설정했고,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합쳐 10%포인트를 더 높인 뒤 TSR 35%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남우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회사의 존재 의미는 성장이고 주당 순이익이 성장하는 기업은 결국 주가 상승한다”며 “주주환원율만 이야기하는 것은 주주 입장에서 보면 일부 스토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주환원율은 TSR에 녹아 있다고 보면 된다. 보다 밸류업에 부합하는 수치”라고 평했다.

한국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들의 TSR은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이다. 최근 10년 간 일본은 297%, 미국 271%, 대만246%, 중국은 71%다. 반면 한국은 61%에 그쳤다. 이효섭 선임연구원은 “실질 주식투자 수익률은 일본 주가지수가 한국에 비해 약 5배가 높았던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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