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추석밥상 화두전쟁…與 “李 사법리스크”-野 “김건희 특검법”[이런정치]
뉴스종합| 2024-09-06 09:54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 대표 회담에서 발언을 마친 뒤 서로 바라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명절 연휴를 일주일 가량 앞두고 여야가 ‘추석밥상 화두 전쟁’을 위한 군불을 떼고 있다. 가족을 비롯해 지인들과의 모임이 이어지는 명절 기간 쟁점 이슈 추이에 따라 민심이 크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정치권에선 명절 여론을 선점하는 데 특히 공을 들인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언론 보도로 촉발된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띄우면서 관련 내용을 추가한 새 ‘김건희 특검법’을 즉각 발의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진행 중인 재판 중 첫번째 1심 선고 가능성이 올해 내로 거론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면서 벌써부터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한 지도부 관계자는 6일 통화에서 “추석 앞두고 특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부분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해병 특검법”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의혹 등을 전면에 부각하면서 추석 전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관련 특검법안 통과를 더욱 압박한다는 것이다.

전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김 여사의 총선 개입 의혹이 포함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의 대표발의로,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 전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발의에 참여했다.

해당 의혹은 ‘김 여사가 총선을 앞두고 당시 5선 중진이던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것을 요청했다’는 내용의 뉴스토마토 보도로 확산됐다. 야당은 즉각 공세에 나서면서 의혹 보도가 나온 당일 곧바로 관련 특검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을 포함하면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김건희 특검법은 총 6건이 된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이 추가 제기될 때마다 특검법안의 수사 대상 범위에 담기는 의혹도 늘어나고 있다.

단독 과반 의석을 보유해 입법 열쇠를 쥐고 있는 민주당은 당론 1호 법안인 채해병 특검법 통과에 특히 힘을 쏟아 왔는데, 새로 제기된 공천 개입 의혹을 부각하면서 김건희 특검법 처리에도 속도를 붙이겠다는 계획이다.

김승원 법사위 야당 간사는 헤럴드경제에 “오늘(6일)이 분수령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국민적인 관심사 혹은 분노가 있기 때문에 빨리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했다.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결과가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존 제출된 김건희 특검법은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가 심사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연합]

반면 여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부각에 나선 모습이다. 전날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금의 정치 퇴행과 극한 대립의 궁극적인 배경에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 대표 한 사람을 위해 포획된 방탄 정당의 수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현재 4개의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데, 가장 먼저 기소돼 진행 속도가 빠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은 이날 재판 후 오는 20일 결심(검찰의 구형 및 피고인 최후변론 등으로 변론을 마무리하는 재판)이 예정된 상태다. 일반적으로 결심 후 2~3개월 내에 선고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법조계에선 올해 안에 이 대표에 대한 첫 1심 선고 가능성이 거론된다.

가장 빠른 재판도 아직 변론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지만 여권에선 벌써부터 이 대표를 향해 “재판에 승복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명절을 앞두고 이를 강조하면서 추석밥상에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대화 주제로 오르길 기대하는 모습이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 1일 이 대표와의 여야 대표회담 모두발언에서 공개적으로 “민주당도 재판불복 같은 건 생각하지 않으실 것이라 기대한다”며 “무죄를 확신하고 계시는 듯하니 더욱 그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dandy@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