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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을 누가 80억에 사나요!” 분양가 2배 배짱 한 채도 안 팔렸다 [부동산360]
부동산| 2024-09-08 14:48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네이버 거리뷰]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최근 서울 핵심지에서 나오는 보류지 물량의 가격이 높아 유찰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신축 아파트와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보류지 매각 가격을 실거래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하자 강남권 핵심 물건마저 투자자와 실수요자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원펜타스’에서 최근 접수한 보류지 매각 결과 3가구 전체가 모두 유찰됐다. 신반포15차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관계자는 “지난달 말 열린 보류지 매각에 응찰자가 없어 보류지 3가구 모두 매각에 실패했다”며 “재공고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59A㎡형, 107B㎡형, 155㎡형을 지난달 23일 경쟁입찰에 부쳤다. 30일 개찰해 지난 2일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유찰로 매각이 무산됐다. 입찰 최저기준 가격이 높았던 데다 단기간 많은 현금을 동원해야 해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향후 조합원 수 변화에 대비해 일반에 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이다. 조합은 전체 가구 가운데 1% 범위에서 보류지를 정할 수 있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가점이 낮은 수요자와 다주택자도 입찰할 수 있고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입찰에서 전용면적 59A㎡는 35억원에, 107B㎡는 58억원에, 155㎡는 80억원 이상에 입찰을 받았다. 일반 분양가가 전용면적 59㎡ 16~17억원대, 107㎡은 27억~29억원대, 전용 155㎡ 42억원대에 공급된 것을 감안하면 2배 가량 높게 책정된 것이다. 계약 체결 시 낙찰가의 20%를 계약금으로 내고, 나머지 80%는 11월 1일 안에 납부하는 조건도 붙었다.

인근 시세와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59㎡는 지난 7월 36억원(7층) 팔렸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59㎡도 지난 7월 33억원(6층)에 손바뀜했고, 이보다 큰 평형인 전용면적 112㎡는 각각 55억원(5층), 57억6000만원(12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처럼 강남 재건축 단지가 연이어 보류지 몸값을 높이는 것은 여러 차례 유찰에도 매각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개포1동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해부터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보류지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보류지 가격을 인상했으나 완판에 성공했다. 지난 5월 마지막 한 가구를 24억5000만원에 내놨으나 한 달 만에 1억원을 인상, 결국 25억5000만원에 매각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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