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이런 것까지 된다고?” ‘AI’로 깨끗한 물 만든다
뉴스종합| 2024-09-08 12:00
머신러닝(랜덤포레스트) 기술을 이용한 전도도 기반 수중 이온농도 예측 기술 개요도.[K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전 세계 인구의 1/4 이상인 약 22억 명이 안전하게 관리되는 식수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가량은 1년 중 일정 기간 심각한 물 부족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물 부족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하수도 관개사업 및 빗물 재이용, 해수 담수화와 같은 대체 수자원 확보 사업에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특히 중앙집중형 물 분배 시스템은 물 수요의 변화를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현재는 축전식탈염법, 배터리전극담수화 등과 같은 기술도입이 간편하며, 전기화학 기반의 기술인 분산형 물 생산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전기화학 기반 기술에 사용되는 기존 수질 측정 센서는 수중 이온들을 개별적으로 측정·추적하지 못하며, 전기전도도로 수질 상태를 대략적으로 유추하는 한계점이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자원순환연구단 손문 박사 연구팀은 영남대학교 백상수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전기화학적 수처리 공정에서 수중 이온농도를 정밀하게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손문 KIST 박사.[KIST 제공]

연구팀은 먼저 회귀 문제에 활용되는 트리 기반의 머신러닝 기술인 랜덤포레스트(random forest) 모델을 구축한 후 이를 전기화학적 수처리 기술의 이온농도 예측에 활용했다. 개발된 랜덤포레스트 기반 인공지능 모델은 처리수의 전기전도도 및 각 이온의 농도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또한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약 20~80초마다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즉, 본 기술을 국가 수질자동측정망 등에 적용해 특정 이온을 추적하기 위해서는 최소 분 단위의 샘플링을 통해 수질을 측정해 초기 모델을 학습시킬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랜덤포레스트 모델은 복잡한 딥러닝 모델보다 학습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100배 이상 아낄 수 있기에 경제적으로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손문 박사는 “이 연구의 중요성은 단순히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 수질 관리 시스템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 기술을 이용한다면 개별이온들의 농도를 보다 정밀하게 추적 관찰해 사회적 물 복지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워터 리서치(Water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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