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정부 “北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강력 규탄…압도적 대응에 직면할 것”
뉴스종합| 2024-09-13 10:57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과 관련한 질문 등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정부는 13일 북한이 핵무기에 사용되는 고농축우라늄(HEU) 농축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과 관련해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면서 핵능력의 가속적 강화, 전술핵무기용 핵물질 생산을 운운한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구 대변인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 개발은 다수의 유엔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며,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와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 보유를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북한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어떠한 핵 위협이나 도발도 굳건한 한미동맹의 일체형 확장억제 체제를 기반으로 한 우리 정부와 군의 압도적이고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은 핵무기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고, 북한 주민들을 위한 자유와 민생, 평화의 길로 조속히 나와야 하며, 우리 정부가 제안한 비핵화 대화에 즉각 호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핵물질 생산기지를 현지지도하면서 핵탄생산 및 현행 핵물질 생산실태를 점검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이기 위한 전망 계획에 대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2010년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해커 미국 박사를 초청해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준 바 있지만, 이를 대외에 직접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노동신문은 최신식 시설에 원심분리기들이 다수 놓여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의 핵무력 건설노선을 받들어 자위의 핵 병기들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이자면 우리는 지금 이룩한 성과에 자만하지 말고 원심분리기 대수를 더 많이 늘이는 것과 함께 원심분리기의 개별 분리능을 더욱 높이며 이미 완성단계에 이른 새형의 원심분리기 도입 사업도 계획대로 내밀어 무기급 핵물질 생산토대를 더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대변인은 북한의 핵물질 생산 능력에 대해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주요 시설과 지역에 대한 동향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으며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모든 가능성에 대해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기관들의 다양한 분석 평가가 있지만, 구체적인 핵탄두 개수 등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평가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방문한 시설 지명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미국 정보당국이 오래전부터 비밀 핵시설로 지목해 온 평양 인근 강선 단지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대해 구 대변인은 “위치에 대해서 북한의 주요 핵시설은 잘 알려져 있기로는 평안북도 영변 지역과 평야 인근의 강선 지역 두 군데로 알려져 있다”며 “정확한 위치에 대해서는 관계기관과 함께 분석해 나가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