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헤럴드광장] 정보통신강국의 미래를 이끌 주파수 전략
뉴스종합| 2024-09-13 11:15

휴대전화 보급률이 100%을 넘는 시대다. 국민 1인당 1대 이상의 휴대전화(회선)를 쓴다는 의미다. 휴대전화를 생활 필수품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부족하다.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신체의 일부라고 해도 무방하다. 공중전화 부스를 찾기 어려운 시대에 휴대전화 없이는 누구에게 연락을 하기도 어렵다. 휴대전화를 분실하면 일상이 마비되고 사회에서 단절된다.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린 사람을 뜻하는,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인 스몸비(Smombie)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휴대전화는 단지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아니다. 휴대전화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광범위한 접속과 연결이다. 휴대전화를 통하여 음악을 듣고, 물건을 구매하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참여한다. 이러한 접속과 연결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폭발적으로 확장되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휴대전화를 포함한 모바일기기의 등장과 보급을 산업혁명으로 비유하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 모바일 이용이 확대되면서 많은 서비스들이 모바일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최근 국내의 한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사업자는 PC버전 서비스를 종료하고 모바일앱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휴대전화의 가치는 공간과 장소를 초월한 연결성에 있고 이는 전파라는 자원에 기초한 무선통신기술 덕분이다. 무선통신기술은 발신기가 디지털 정보를 변조(modulation)를 통하여 전파에 실어 발신하고, 수신기가 전파를 수신하여 복조(demodulation)를 통해서 디지털 신호를 추출하고 인식하는 방식으로 통신이 이루어진다. 무선통신기술을 통해서 디지털 정보의 발신과 수신이 선없이(wireless) 이루어질 수 있는 이유는 전파라는 자원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파는 다양한 주파수(대역폭)에 따라 구분할 수 있고 주파수 대역에 따라 해당 전파의 특성이 다르고 이에 따라 통신가능한 거리나 전송용량 등에도 큰 차이가 있다. 인접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 무선통신은 주파수 간섭 현상으로 인해서 통신품질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하고 정상적인 통신이 어렵게 될 수도 있다. 전파는 눈에 보이지 않은 공기와 같이 무한정 해 보이지만, 주파수 대역의 측면에서 본다면 상당히 제한적인 자원이다. 따라서 대역 별로 적합한 용도와 목적을 정교하게 설계된 계획에 따라 분배되고 사용되어야 한다. 주파수 분배는 정보통신산업의 인프라를 설계하는 일이다.

정부는 5년마다 전파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주파수 분배 정책을 수립하고, 주파수 할당, 주파수 지정, 주파수 사용승인, 주파수 회수, 주파수 재배치, 주파수 공동사용 등 제도를 통하여 한정된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2024년 9월 “대한민국 스펙트럼 계획”을 발표하여 주파수 재할당, 추가공급, 광대역화 등을 통해 활용성을 높이고, 주파수 적기공급 및 비면허 주파수 활용 등을 통해서 디지털 산업의 핵심자원으로 주파수가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계획을 천명했다.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의 중심에는 정보통신이 있고, 주파수는 정보통신산업의 육성과 발전에 핵심자원이다. 체계적인 주파수 전략을 통해 국내 모바일 서비스와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노태영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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