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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MBK 공개매수 반대…국가기간 핵심기술 해외 유출 우려”
뉴스종합| 2024-09-13 13:18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고려아연은 13일 “당사의 주주인 ㈜영풍이 기업사냥꾼 MBK파트너스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에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날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대해 “당사와 아무런 사전 협의나 논의 없이 최대주주인 ㈜영풍이 기업사냥꾼 MBK파트너스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의견 표명서를 발표했다.

고러아연은 “이번 공개매수 시도는 국가 기간산업으로 비철금속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의 경쟁력을 보유한 당사에 대한 기업사냥꾼의 적대적·약탈적 M&A”라고 비판했다.

전날 영풍과 주주 간 계약으로 고려아연 최대주주로 참여한 MBK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 ‘(주)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통해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고려아연 주가는 55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공개매수가는 이보다 18.7% 높은 66만원으로 책정돼 이날 장 초반 고려아연 주가는 20% 넘게 뛰어올랐다.

고려아연은 “영풍은 아연 생산 과정에서 당연히 발생하는 부산물인 황산을 자체적으로 처리하지 못해 당사에게 20여년 간 황산 처리를 대행하게 했다”며 “당사가 안전상의 이유로 황산 처리대행 계약의 기간만료 후 갱신을 거부하자 법원에 가처분을 제기하면서 당사의 황산 처리대행 없이는 석포제련소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풍의 경영에 실패한 장형진이 50년간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유지함으로써 경영능력이 입증된 현 경영진의 의사에 반해 당사의 경영권을 침탈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공개매수는 당사의 중장기적인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소액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영풍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회사로, 현재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경영을 담당하고 있다. 2022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이후 최씨 일가와 영풍그룹 장씨 일가 간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지면서 두 회사는 경영권 갈등을 빚었다.

고려아연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대해 “그동안 수차례 국내에서 시장 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한 다음 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과도한 배당금 수령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에만 몰두하는 등 약탈적 경영을 일삼아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기에 그치지 않고 부당한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 임직원과 지역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기업가치를 저해한 사례들도 다수 존재한다”면서 “MBK파트너스는 정치권과 국내 여론에 의해 약탈적 기업사냥꾼이자 투기자본으로서 지속적인 비판을 받아온 곳”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모펀드가 당사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경우 당사의 구성원과 지역사회 및 이해관계자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갈 뿐만 아니라, 사모펀드의 본질인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전체 주주들 및 구성원들의 이익에 반하는 독단적인 경영을 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또 “ 이차전지 소재와 자원순환(폐배터리 리싸이클링), 신재생 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공개 매수자들이 당사 경영권을 확보하게 될 경우 이러한 핵심적인 사업전략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해 주주가치가 심대하게 훼손될 우려도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주목할 점은 MBK파트너스는 영풍 및 그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에 대하여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약탈적 자본과 결탁한 공개 매수자들이 당사 경영권을 인수한 다음 당사의 경영권을 해외 자본에 재매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국가 기간산업 및 이차전지 소재 관련 핵심 기술과 역량이 해외로 유출되는 엄청난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개 매수자들이 당사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경우 당사의 기업가치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급격하게 악화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수순”이라며 “당사는 현 경영진의 리더십 아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임직원 및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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