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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엔비디아의 화끈 로맨스…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투자360]
뉴스종합| 2024-09-15 06:0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투자자들이 상반기 순매수 1위인 엔비디아를 정리하고 있다. 최근 3개월 연속 순매도세다. 보관액은 테슬라에 역전돼 2위로 밀려났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투자자는 이달 8거래일 동안 엔비디아를 2608만달러(34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달 해외주식 가운데 매도 규모(8억558만달러)는 전체 2위를 차지했다. 4위를 차지한 테슬라 매도 규모(4억3239만달러)보다 원화로 5000억원 가량 더 많다.

서학개미는 하반기 들어 엔비디아 ‘팔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1억7898만달러, 7월에는 5억918만달러 각각 순매도했다. 6월에는 무려 11억2388만달러(1조5049억원)를 순매수했지만 매도 우위로 전환됐다.

특히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시장에 투영된 지난달과 이달 초 폭락장에 대거 팔아치웠다. 지난 4일에는 엔비디아를 4160만달러(555억원)를 순매도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 새 9.53% 폭락한 날이다. 지난 달 초 엔비디아 주가가 8.02% 하락했던 이틀 간 폭락장(8월2·5일) 당시 순매도 규모 2200만달러였다.

엔비디아 보관액 규모는 지난 10일 기준 108억5781만달러(14조5353억원)다. 테슬라(133억7479만달러)에 이어 전체 2위다. 지난달 28일 테슬라에 역전된 뒤 10거래일째 서학개미 ‘최애주’ 자리에서 밀려났다. 다만 여전히 3위 애플(47억3695만달러)보다 2.3배 많이 보유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상반기 최선호 종목이었다. 1~6월 사이 무려 17억8281만달러(2조3873억원)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2위 테슬라(10억7941만달러)보다 7억달러(9374억원) 많이 샀다. 지난 6월 엔비디아가 급락한 기간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 주가 상승을 기대하며 사들였다. 지난 6월 21일 순매수 규모(2억7431만달러)는 올해 해외 단일 종목에 투자한 최대 규모다.

엔비디아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투자심리는 뒤바뀌었다. 고점 논란과 반독점 이슈 등이 겹치면서다. 엔비디아는 지난 2분기 300억4000만달러(약 40조1785억원)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0.68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전망한 월가 예상치 매출(287억달러)과 EPS(0.64달러)을 웃돈다. 분기 매출이 300억을 넘은 것도 처음이었다. 3분기 매출 전망(325억달러)도 월가 전망치(317억달러)를 넘어선다.

그럼에도 시장의 눈높이가 이미 높아진데다 ‘AI 버블론’이 해소되지 않았다. 연초(48.17달러) 대비 올해 고점(135.58달러·6월18일) 상승률이 181%를 넘으면서 거품 논란도 뒤따른다. 실적은 앞서 잇달아 시장 컨센서스를 9~31% 넘으면서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이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가 필요하다고 본다. 반(反)독점 소송 임박했다는 신호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8일 미 법무부 반독점 부서가 엔비디아에 연락해 고객사 등과의 계약 조건 및 협력 관계에 대해 질의했다고 보도했다. 수개월 내에 공식 소환장이 발부될 전망이라 관측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1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테크 콘퍼런스에 참여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에 AI 가속기 생산을 맞길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수일간 하락세를 겪었던 엔비디아 주가는 이를 계기로 8.03% 급등했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AI 가속기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힘을 보탰다.

해외 기관 투자자들이 바라보는 엔비디아 목표주가는 151달러 수준이다. AI칩이라는 근본적 사업모델이 꾸준히 캐쉬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 조정 국면이 종료되고 4분기 지연된 블랙웰 판매가 시작되며 꾸준한 성장세를 증명할 경우 주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 역시 높다 판단한다”고 봤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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